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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직원들이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못 들은 척했다. 오예지는 분이 풀리지 않아 이를 악물고 설인아를 노려봤다. “설인아 씨, 너무 우쭐대지 말아요. 서훈 오빠는 절대 설인아 씨 같은 여자 좋아할 리 없어요.” 다리를 꼬고 앉은 설인아는 소파에 몸을 기대며 차갑게 웃었다. “신경 안 써요.” 설인아는 지서훈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지서훈이 그녀를 좋아하든 말든 알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사람과 입씨름하면 할수록 더 피곤해진다는 걸 알고 있어 설인아는 대꾸하는 것도 귀찮았다. 그러자 화가 잔뜩 치밀어오른 오예지가 씩씩거렸다. ‘무슨 뜻이지? 이 태도는 또 뭐고. 아악. 짜증 나.’ 오예지가 설인아를 힘껏 노려보더니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설인아 씨, 교양이라는 게 있어요? 세컨드가 돼서 이렇게 뻔뻔해도 되는 거예요?” 원유희가 당장이라도 싸울 것처럼 옷소매를 걷으며 설인아 앞에 막아섰다. “누구보고 세컨드라고 하는 거예요? 세컨드 좋아하시네. 말 그따위로 하다가 처맞는 수가 있어요.” 원유희는 말발이 셀뿐더러 주먹도 셌다. 게다가 이제 인내심의 한계였다. ‘어디서 정신 못 차리고 우리 사모님을 능멸해?’ 곧 싸움이 터질 것 같았다. 오예지는 원유희가 주먹을 불끈 쥐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침을 꿀꺽 삼키더니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원유희의 주먹이 오예지의 얼굴에 떨어지려는데 설인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희 씨, 그만둬요.” 원유희는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손을 내렸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정말 싸움이라도 나면 설인아가 난감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도 잠시, 오예지가 차갑게 웃었다. “때려요. 그럴 능력도 없으면서 소리는 엄청 크네.” 그때 데스크 직원이 비서실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안색이 변하더니 하던 일을 내려놓고 설인아를 향해 걸어갔다. 영문을 알 리 없는 직원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데스크 직원을 바라보는데 오예지 앞으로 다가간 데스크 직원이 오예지의 팔을 잡아당기며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아가씨, 이분은 대표님의 중요한 손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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