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설형우는 자칫 잘못했다가 채철용이 뭐라도 보아낼까 봐 어쩔 수 없이 대충 둘러대는 수밖에 없었다. 채철용은 설형우가 뜨뜨미지근하자 신의 청난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생각하고는 화제를 더 이어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협업에 관한 일을 더 토론하고 나서야 약속을 마쳤다. 식사 자리가 완전히 끝났을 땐 이미 두 시간이 훌쩍 지난 뒤였다.
채철용이 나가고 문이 닫힌 순간 설형우의 얼굴에 번졌던 웃음이 삭 사라지더니 바로 설인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건 기나긴 연결음뿐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설형우가 연속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도 변하는 게 없자 나지막한 목소리로 욕했다.
“빌어먹을. 전화는 왜 안 받는 거야?”
설인아가 이사 나간 후로 어디서 지내는지 알 길이 없었기에 설형우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 진작 신분을 밝혔다면 회사는 진작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설형우가 핸드폰을 테이블에 올려두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불효자식 같으니. 내일 회사 가서 만날 수밖에 없겠네. 근데... 인아가 정말 신의 청난일까?'
설형우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얼른 영상 사이트로 들어가 헬스인에 관한 영상을 찾아보려는데 설형우가 굳이 찾지 않아도 헤드에 올라와 있었다. 영상을 클릭해 여러 번 돌려본 후에야 설형우는 영상에 나오는 사람이 설인아가 확실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의자에 늘어진 설형우는 내일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다 설인아가 어떤 태도인지 몰라 짜증이 치밀어올랐지만 그래도 일단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가 이튿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
이튿날.
설인아가 평소와 다름없이 설계팀으로 출근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설인아는 설계팀 분위기가 어딘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설인아를 함부로 대하던 사람들이 해코지를 당할까 봐 두려운 듯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설인아가 청난이라는 걸 알아버린 이상 청난의 인맥으로 사람 하나 밟아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기에 설인아를 괴롭히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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