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설인아에게는 이런 헛소리를 들어줄 시간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럴 기분도 아니었다. 영설 그룹을 조금씩 천천히 손에 넣겠다고 다짐한 것이 아니었다면 이미 설형우을 손 봤을 것이다.
설형우는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너!”
곧이어 설인아가 해줘야 할 일이 떠오른 그는 헛기침하면서 분노를 억눌렀고 다소 따져 묻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네가 신의 청난이었다는 거, 왜 이 아빠한테 말하지 않은 거니?”
설인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잔뜩 비웃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오늘따라 유난히 자신을 찾아대는 이유를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켕기는 것이 있었던 설형우는 그녀의 시선에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
“너! 아빠한테 그게 무슨 눈빛이니! 내가 네 아빠인데 물어보지도 못하는 거냐?”
채철용과 계약을 맺던 그 날에야 설인아가 신의 청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망설임도 없이 사인했다. 그 순간부터 설형우는 설인아를 어떻게든 붙잡아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설인아는 그의 망상을 단번에 끊어냈다.
“절 나지운의 침대로 보냈을 때부터 이미 대표님은 제 아빠가 아니었죠.”
설형우가 한 짓은 인간이 한 짓이라고 볼 수 없었고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었다. 세상 어느 아버지가 자신의 딸에게 그런 역겨운 짓을 한단 말인가.
그녀의 말에 설형우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조금 후회하는 것 같기도 했다. 설인아는 그를 보며 차갑게 비웃었다.
“제가 청난이라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데요? 대표님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까 자꾸 헛짓거리하지 마세요.”
그녀는 더는 설형우를 아빠로 여기지 않았기에 매정하게 말하는 것이다. 설형우는 그녀의 말에 화가 치밀었다.
‘불효녀! 세상에 이런 딸이 어디에 있어! 나한테서 대체 왜 이런 딸이 나온 거야!'
더는 화를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손을 들어 책상을 내리치면서 일어나 설인아를 노려보았다.
“설인아, 적당히 해!”
그의 호흡도 어느새 거칠어졌다.
“널 나지운에게 시집보내려고 한 건 다 널 위해서였어. 나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사는 게 뭐가 불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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