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한수호의 뺨을 때리다
짝--
쨍한 소리가 났다!
이 어두운 공간에서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한수호는 28년 동안 살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뺨을 맞았다. 아니다. 사실 몇 달 전에 이미 이서아에게 맞은 적이 있다.
그때 한수호는 ‘도구’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서아는 그때보다 훨씬 더 세게 때렸다.
이서아는 소파에 누운 채 분이 풀리지 않아 숨을 헐떡였다.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커튼이 빈틈없이 잘 쳐져 있어 방 안이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수호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30센티미터도 안 되는데 말이다.
한수호는 숨을 고르게 쉬면서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다.
두 사람은 마치 철창에 갇힌 두 야수처럼 누구도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어느 한 쪽이 죽어야 대치가 끝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때 갑자기 문 앞에서 띡띡 하고 기계 소리가 났다. 누군가가 카드키를 대고 방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자 이서아는 망설임 없이 한수호를 밀쳐내고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옷을 정리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누구지?’
이 방은 이서아 혼자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다.
곧 그 사람이 거실의 등을 켰다.
순간 환한 빛이 비추자 눈이 부셔서 이서아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빛에 적응된 후에야 눈썹을 찌푸리며 문 쪽을 쳐다봤다.
... 호텔의 웨이터들이었다.
웨이터는 방 안에 있는 두 남녀를 보고 당황하더니 이내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황급히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방해했네요... 저희는 1702호 방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연락받아서 방키를 들고 확인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는 바로 가겠습니다.”
이서아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누가 전화해서 방문이 안 열린다고 했어요? 이 방은 저 혼자 사용하고 있는데요. 전 연락 드린 적 없어요.”
“아... 어떤 남성분이 1702호 손님이라고 하셨는데 성이 이 씨였어요...”
웨이터가 아직 설명하고 있는데 한수호는 이미 셔츠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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