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장 기절

이서아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그녀를 범인으로 지목한 도우미를 바라봤다. “어떻게 부르면 되죠?” 도우미는 콧방귀를 뀌며 머리를 돌렸다. 그녀의 질문에 대답해 줄 마음은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이서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이 사건을 조사할 의무가 있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허씨 집안사람이라고 해도 협조해야 해요. 만약 협조하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용의점으로 기록해서 보고할 거예요. 만약 사모님이 알게 된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이 말은 도우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들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해서는 허정순의 이름을 빌릴 수밖에 없다. 협박은 제대로 먹였다. 도우미는 안색이 약간 변하며 순순히 대답했다. “저, 저는 조연미라고 해요.” 2층에 올라간 한수호는 머리를 돌렸다. 이서아는 이미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할 기세로 조연미에게 이것저것 묻고 있었다. 왠지 짜증이 났던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를 돌렸다. 그러나 발걸음은 이미 멈췄다. “방은 이따가 볼게요.” 길을 안내하던 도우미가 우뚝 멈춰 섰다. “그럼...” “공지윤 씨의 방이 어디에 있죠?” “네? 사모님이요?” 한수호는 어두운 눈빛으로 최현아에게 한 가지 일을 맡겼다. ... 이서아는 자신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몰랐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서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가 의식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조연미가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저기요. 저기요! 여기서 주무시면 안 돼요.” 이서아는 잠든 것이 아닌 기절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마를 만져보자 역시 열이 오른 상태였다. 그녀는 가슴이 답답했다. 호흡은 불같이 뜨거워서 후끈거렸는데 몸은 아주 차가웠다. 그러나 조연미는 시끄럽게 재잘댔다. “시간이 하룻저녁 밖에 없는데 잠이 와요? 역시 그쪽이 범인이었던 거죠? 그쪽이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나까지 귀찮게 굴면 가만히 안 있을 거예요.” 이서아가 범인을 찾지 못하면 그녀도 귀찮아진다. 어쩌면 이대로 일자리를 잃을지도 몰랐다. 이서아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