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장 배고파요

노정민은 즉시 고개를 돌렸다. 그는 멈칫했다가 귀 뒤쪽을 긁으며 한수호를 쳐다보았다. “형, 이 비서랑 화해했어?” 한수호는 유리잔을 들고 다른 손바닥에 잔을 올려놓으며 차분하게 ‘응’이라고 대답했다. 노정민이 입을 열었다. “그럼 왜...” 노정민은 한수호의 눈빛이 차가워지는 걸 보고 말을 멈췄다. 잠시 생각하더니 이해한 듯 웃으며 의자에 기대었다. “그럼 그렇지. 사람들이 고통이 최고의 스승이라고 하는 게 맞네. 알았어, 처리할게.” 이때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왔고 노정민은 뭔가 맛있는 게 있나 보려고 했다. 하지만 한수호는 그에게 차갑게 말했다. “네 몫은 준비 안 했어.” 그러자 노정민은 웃으며 욕했다. “그래. 난 그냥 일만 하는 황소구나. 내가 알아서 먹을 걸 찾아야겠네.” 한수호는 노정민이 들어올 때 테이블에 던져둔 차 키를 집어 그에게 던졌다. “조심해.” 노정민은 알겠다는 듯 손을 흔들고 느긋하게 방을 나섰다. 문을 닫으면서 그는 무심코 침실 쪽을 한 번 바라보았다. 문이 닫히자 노정민의 무심한 표정은 사라졌고 얼굴에는 복잡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잠시 조용히 서 있다가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아래로 내려갔다. ... 한수호는 물잔을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서아는 침대 옆에 서서 좌우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 한수호가 들어오자 멈칫하다가 물었다. “어제 내 옷 어디 있어요?” “세탁 맡겼어.” 한수호는 이서아에게 다가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의 손은 이서아가 입은 셔츠 밑단에 닿을 듯 말 듯한 위치에 있었다. 한수호의 눈빛은 어두웠다. “옷이 없으면 날 부르면 되잖아? 왜 그냥 이렇게 나왔어?” 이서아는 어젯밤 감정에 휩싸여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밝은 대낮이라 이런 친밀한 행동은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 노정민 씨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내가 두 사람 방해한 거 아니에요?” 한수호는 고개를 숙이고 이서아의 입술에 다가가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네 이런 모습을 보는 거 싫어.” 이서아는 차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