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3장 믿어줘
한수호는 원래 혈색이 좋았고 손바닥이 항상 따뜻했다. 지금은 더더욱 불처럼 뜨거워서 그 열기가 이서아의 마음속 깊이까지 파고들었다.
한수호는 네 번째로 이서아를 불렀다.
“순둥아, 아직 화 안 풀렸어?”
이서아는 화가 나서 되려 웃음이 나왔다. 아무것도 안 한 그가 도대체 왜 그녀에게 화가 풀리길 바라는 걸까?
이서아는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한수호는 놓아주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말없이 힘겨루기를 하다가 결국 이서아는 화가 나서 더 힘을 줘서 손을 빼냈다.
한수호는 손을 놓치고 약간 실망한 듯했으며, 눈꺼풀이 다시 무거워져 기운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가 말할 때 내뱉는 숨결은 뜨겁고 거칠었다.
“간병인을 매수한 건 백인하가 아니야. 백인하는 그런 배짱이 없어. 순둥아, 나를 한 번만 믿어줘.”
이서아는 그 말이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백인하가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그랬다는 말인가? 한수호는 그녀에게 진실을 알려주지도 않았다.
이서아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용산을 떠나려고 했던 이유도 한수호를 마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수호는 또 서종시까지 이서아를 찾아왔다.
이서아는 짜증도 나고 불쾌했고 매우 화가 나서 바로 한수호를 쫓아내려 했다.
“남녀가 단둘이 방 안에 있는 건 적절하지 않아요. 한 대표님, 이제 그만 나가주시죠.”
한수호는 결국 한수호였다. 아무리 낮은 자세로 여러 번 사과하고 이서아를 달래려고 해도 그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한수호의 목소리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뭐가 적절하지 않다는 거야? 네 부모님이 아래층에서 자고 있을 때도 우리는 다락방에서 아무렇지 않았잖아. 지금은 호텔 방인데 뭐가 문제야?”
이서아는 한수호가 그 일을 끄집어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화가 나서 가까이 있는 쿠션을 집어 던졌다.
“대표님은 진짜 나쁜 놈이에요! 꺼져요! 제 방에서 나가요!”
그러자 한수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서아를 흘끗 쳐다보더니 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걸음쯤 걷다가 소파 옆을 지나칠 때 그의 키 큰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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