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6장 의지

“이진태 씨에게 화내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그쪽이 신경 쓰는 걸 건드려야 재밌죠. 그리고 우리도 곧 이서아 씨에게 말할 겁니다. 이진태 씨가 친아버지가 아니며 그쪽네 집안이 예전에 빚더미에 앉아 있어서 이서아 씨를 담보로 빚을 갚으려 한 것도 모두 꾸민 계획이라고요.” 유지호는 냉소를 지었다. “돈이 필요했던 이진태 씨와 주용진 씨가 서아 씨 옆에 누가 지켜주고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서아 씨를 팔아넘기려는 척하며 그 뒤를 봐주는 사람이 돈을 내도록 압박한 거잖아요.” 진실이 드러나자 이진태는 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을 지었다. “... 그걸 어떻게 안 거예요?” 그러자 유지호는 비웃으며 몸을 일으키고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내려다보며 말했다.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착한 아버지 행세를 하고 있어요?” 이진태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결국 무너졌다. 그는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말했다. “그래요. 난 쓰레기예요. 난 그 사람에게 너무 큰 잘못을 했어요. 서아에게도 그렇고...” “잘못을 안다면 제대로 고백해요. 그분의 남은 인생은 이진태 씨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유지호는 그를 심리적으로 몰아붙였다. “한 번 생각해봐요. 회장님께서 얼마나 이진태 씨를 믿었으면 이서아 씨와 그 6조 원을 맡겼을까요? 그런데 이진태 씨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보답했죠?” 이진태의 마음은 수치심, 자책감, 고통 등 온갖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머리를 바닥에 대고 몇 번이고 절을 했다. 유지호는 그런 그를 차갑게 바라보다가 돌아서서 소파로 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이진태가 중얼거렸다. “오늘 섣달 그믐날이네...” 그러자 유지호가 귀찮은 듯 대답했다. “그래요. 저도 집에 안 가고 여기서 이진태 씨랑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겁니다.” 이진태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 후에야 떠듬거리며 말했다. “... 설 끝나고 나서 얘기하면 안 될까요?” 유지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생각 다 한 거예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이진태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지호는 시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