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장 합법적인 부부

이서아는 거울을 보며 화장을 정돈하고 옷매무새를 고쳤다. 그러고 나서 무언가 생각난 듯 고개를 돌려 한수호에게 물었다. “회장님은 대표님께서 저랑 혼인신고 하는 거 아세요?” “아직 말씀 안 드렸어. 우릴 괜히 떨어뜨릴까 봐 걱정돼서. 혼인신고 끝내고 나서 말씀드릴 거야.” 오늘 한수호는 상당히 여유로웠다. 하지만 이서아는 한웅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한수호와 그녀를 은근히 밀어주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러다 이서아는 또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 “혹시 아름이라는 여자를 알고 계세요?” “몰라. 그 사람이 누군데?” 그녀는 김하나의 고향 마을에 사는 임신한 수수께끼 같은 여성이었다. 처음에 이서아는 그 여자가 한수호와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그날 ‘너만이 유일한 상속자가 아니다’라는 최태범과 윤해숙의 말과 한수호가 진영자를 해치려고 간병인을 매수한 사람이 김은실이라고 말했을 때까지도 이서아는 그 진실을 몰랐다. 그때부터 이서아는 그 여자와 그녀의 뱃속 아이가 한수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 번도 한수호에게 묻지 않았고 이번에는 단순히 마지막 확인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서아가 가방을 열다가 연한 노란색 봉투를 보고 잠시 눈을 깜박이더니 그걸 꺼냈다. 한수호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큰길을 달리던 중, 곁눈질로 그걸 흘깃 보았다가 차 속도를 슬쩍 늦췄다. 그러고는 별것 아닌 듯 물었다. “그거 다 버린다고 하지 않았어?” “버린다고 한 적은 없는데요? 그냥 잘 넣어놨다고만 했지. 그날 찾았어요.” 이서아는 봉투를 열고 그 안에 있던 누렇게 변한 종이를 꺼냈다. 가볍게 흔들리는 종이 한 장, 그것은 어린 시절의 한수호였다. 이서아는 일부러 물었다. “이 문구는 무슨 뜻이에요?” 한수호는 시선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뭔데? 너무 오래돼서 그때 내가 뭐라고 썼는지 기억도 안 나.” 조금 전 한수호에게 한차례 놀림을 당했던 이서아는 이제 복수를 하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럼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