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5장 미치게 만들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어떻게 서아를 그렇게 속일 수 있어? 서아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네가 준 꽃을 위해서 일부러 꽃병을 사기까지 했다고! 너와 혼인신고하러 갔던 날 얼마나 기뻐하던지... 어떻게 서아한테 그럴 수 있어!” 한수호는 비웃듯 말했다. “저한테 정말 진심이었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떠나진 않았겠죠.” 진영자는 당황해서 물었다. “서아가 누구랑 떠났다는 거야? 도대체 서아는 어디 있어!” 한수호는 오직 하나의 질문만 던졌다. “장부는 어디에 있어요?” 진영자도 오직 한 가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서아는 어디 있어!” 한수호가 다시 질문을 반복했다. “장부는 어디에 있어요?” 감정 없는 그의 말투는 결국 진영자를 ‘미치게’ 만들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하며 마치 어미 짐승이 새끼를 지키듯 목숨을 걸고 딸을 보호하려 한수호에게 달려들었지만 이미 사람들이 그녀를 붙잡고 있어 한수호에게 조금도 다가갈 수 없었다.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는 한수호는 마치 감정 없는 악마 같았다. 진영자는 몸부림치며 머리가 헝클어진 채 소리쳤다. “너 서아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짐승보다 못 한 놈들! 고 대표님을 죽인 것도 모자라서 그분의 유일한 딸까지 건드리려는 거야!” 그녀는 심장 모니터를 차고 있었는데 심박수가 너무 심하게 요동치자 모니터에서 ‘삐삐’ 하는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한수호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세 번째로 반복했다. “장부는 어디에 있어요?” 진영자는 자책과 후회와 슬픔에 빠졌다. 그녀는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는 최책감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눈앞이 점점 검게 변했다. 점점 더 급해지는 모니터의 경고음은 듣는 사람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하은영이 한수호를 보았고 한수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듯했으나 자세히 보니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진영자의 얼굴은 창백해졌다가 붉어지기를 반복하며 한수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서아는 아무것도 몰라.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 제발 서아를 해치지 마. 모든 건 나한테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