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3장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

한수호의 목에 난 상처는 아직 응급처치가 되지 않아 검은 셔츠의 깃에 선명한 핏자국이 번져 더 짙은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피는 굳어 딱지가 되어 하얀 피부에 붙어 있어 더욱 눈에 띄었다. 이서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용산 한씨 가문의 외아들이자 스타 그룹의 대표로서 그는 평생 온실 속에서 자랐을 것이다. 아마 어릴 때부터 넘어진 적도 상처를 입은 적도 거의 없을 텐데 이제 그녀로 인해 한수호는 피를 보게 된 것이다. 스타 그룹과 한씨 가문은 물론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 특히 뒤따라오던 노정민부터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아니, 그도 몇 번은 다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황야의 숲에서 이서아를 안고 피할 새도 없이 마을 주민의 몽둥이에 맞아 등에 상처를 입었다. 또 한 번은 마을을 시찰하다가 주용진의 부하에게 복부를 찔렸다. 다행히 그녀가 그 부하를 떨쳐내어 두 번째 칼을 막을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두 번 모두 이서아와 관련된 일이었다. 이서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틈을 타 한수호는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아 그녀의 턱이 자신의 어깨에 닿도록 했다. 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마치 달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순둥아, 우리 그냥 이 일들 없던 거로 하자. 네가 이 일들을 잊으면 우리는 예전처럼 다시 잘 지낼 수 있어.” 몇 초 후, 이서아는 그의 어깨 위에서 조용히 말했다. “알겠어요.” 그러자 한수호는 살짝 고개를 돌려 이서아의 얼굴을 살폈다. ‘진심인가?’ 이서아는 말을 이었다. “오늘 밤은 내가 병원에서 엄마를 지킬 거예요. 그러니 수호 씨는 먼저 집에 가요.” 한수호는 이서아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말했다. “비행기 그렇게 오래 탔는데 피곤하지 않아? 오늘은 나랑 집에 가고 다른 날 다시 같이 와서 어머님 뵙자. 걱정 마. 의사들이 어머님 잘 돌봐주실 거야.” 하지만 이서아는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나 안 피곤해요. 오늘은 병원에 남아 엄마 지킬 거예요.” 이번엔 한수호가 말을 잇지 않았고 이서아의 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