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5장 결혼식 날짜

한수호는 이서아의 조롱에도 전혀 화내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와이프 생각이 깊네. 하지만 우리 결혼식의 주인공은 우리 둘이야. 난 너만 있으면 충분해. 다른 사람이 있든 없든 상관없고 하객들도 함부로 말 못 할 거야.” 문밖을 힐끗 보니 도우미가 여러 벌의 웨딩드레스를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한번 입어 봐.” 이서아는 달력을 넘기며 한수호를 보지 않았다. 사실 달력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그저 한수호를 피하고 싶을 뿐이었다. 한수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한 번만 입어 봐. 그중 하나는 내가 디자인한 거야.” 이 말에 이서아는 달력을 넘기던 손을 잠시 멈칫했다. 그는 원래 따뜻한 사람이 아니라 본성이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한수호가 부드럽게 말을 걸 때마다 이서아는 그가 마치 자신을 달래는 것처럼 들렸다. 이서아는 잠시 그를 쳐다보다가 다시 시선을 달력으로 돌렸다. 한수호는 그녀가 약간 동요하고 있음을 눈치채고 말을 이었다. “고등학교 때 네가 춤추는 걸 보고 영감을 얻었어. 그때부터 오랫동안 간직한 디자인이야.” 눈을 두 번 깜빡였지만 이서아는 여전히 무시로 일관하며 대꾸하며 않았다. 한수호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때 춤을 두 번 봤지. 한 번은 학교 행사에서 그리고 한 번은 네가 임정우에게 춤을 춰 준 날이었어. 네가 농구장 옆에서 임정우에게 춤을 보여줬을 때 난 맞은편 건물 2층에서 보고 있었지. 춤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네 허리가 얼마나 가늘었는지만 기억에 남았어.” “...” 이서아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몰래 훔쳐보기나 하는 변태!” 한수호를 향해 강한 비난을 던졌지만 이서아의 속눈썹은 빠르게 떨리고 있었다. 한수호는 그녀가 부끄럽거나 불편할 때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의 미소는 더 환해졌다. 곧 한수호는 의도적으로 장난을 쳤다. “그날 밤, 너를 꿈에서도 봤어...” 이서아는 한수호가 말하는 걸 막기 위해 손에 들고 있던 달력을 던졌지만 한수호는 정확히 받아냈다. 그러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