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8장 갑자기 네가 보고 싶어서

노정민은 다른 소파에서 맥주병을 들고 다가오며 여우 같은 눈매의 여자를 힐끗 보지도 않고 맥주병을 흔들어 자리를 비키라는 신호를 보냈다. “형, 무슨 일이야?” “모레 나랑 서아의 결혼식에 사람을 더 배치해.” 노정민은 잠시 멈칫했지만 태연하게 대답했다. “형, 지금 준비된 배치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니야? 설마 결혼식에 누가 와서 신부를 빼앗아 가기라도 할까 걱정하는 건 아니지?” 한수호는 그저 담담한 모습이었다. “사람을 두 배로 늘려.” 그러자 노정민은 맥주병을 그의 잔과 부딪치며 말했다. “알겠어, 형. 걱정 마. 형수님 잘 지킬게.” 여우 같은 눈을 가진 여자는 그제야 그가 곧 결혼할 사람이라는 걸 알았고 속으로 크게 실망했다. ... 용산의 전통에 따르면 신부는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이서아는 명확히 말해서 그녀에게 진정한 의미의 집은 없었다. 스카이 별장은 한수호의 소유이고 그녀가 김하나와 함께 살았던 아파트는 임대였으며 용산에 있는 집은 아버지 이진태의 장례식이 끝난 지 100일도 안 되었기에 경사스러운 일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느 집도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수호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는 한 채의 집을 이서아에게 선물로 주었다. 집이 그녀의 소유가 되면 그녀는 그 집에서 출발할 수 있게 될 테니 말이다. 주말 저녁, 이서아는 그 집에 들어갔다. 집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200평 정도 되는 크기로 용산 중심에 위치해 있어 가격은 수십억 원에 달할 것이다. 이서아는 집 안을 한 바퀴 돌며 생각에 잠겼다. 그들이 속한 그 세계에서는 애인을 위해 명품 가방이나 차, 집을 선물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수호와 함께한 지난 3년 동안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물론 그녀도 기대한 적은 없었다. 다만 이제 그가 갑자기 집을 선물해주자 어쩐지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서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비록 시간이 촉박했지만 한수호는 모든 준비를 철저히 했기에 집 안은 신혼을 맞이할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