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5장 유 대표님 아는 분이에요?
이서아는 느긋하게 의자에 기댄 채 웨이터에게 술을 따르라고 했다.
유지호는 입술을 어루만지며 서류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역시 이 비서님, 일 처리가 빈틈이 없네요.”
유지호는 그제야 반응했다는 듯이 고개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아, 또 까먹었네요. 지금은 고설아 씨인데.”
이서아의 표정은 여전했다.
뒤에 서 있는 김지영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김지영도 유지호가 시도 때도 없이 예전 얘기를 꺼내는 게 이서아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는 걸 말이다.
“괜찮아요. 비서 자리에서 오랫동안 일한 건 맞잖아요. 한 대표님 비서로도 있었고 신 대표님 비서로도 있었잖아요. 로피 그룹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크리스 님 비서도 했었어요. 그러니 비서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 것도 정상이죠.”
이서아는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으로 유지호의 말에 대처했다.
한수호는 서류를 테이블에 던지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술잔을 들었다. 오히려 반응이 큰 건 한수호 쪽이었다.
하지만 입을 술잔에 대자마자 멈칫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내려놓고는 웨이터에게 차를 따르라고 했다.
이서아는 그런 한수호를 힐끔 쳐다봤다. 아직 몸이 채 낫기 전인지 입술에 핏기가 없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고설아 씨에게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유지호가 턱을 괴고는 말했다.
“동생 이서현 말이에요. 어떻게 라엘의 수양딸이 된 거예요? 대답하기 불편하다면 다음 화제로 넘어가도 돼요.”
이서아의 말투는 옛친구를 대하듯 친근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한 대표님과 유 대표님한테는 말해도 될 것 같은데.”
그들도 한때는 관계가 좋았던 친구였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이서아가 이런 태도를 보여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광야에서 그런 일을 당하고도 아무 일 없는 척하고 있으니 자꾸만 다른 꿍꿍이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유지호도 의심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톡 까놓고 말하지 않고 이서아의 느긋한 태도에 맞춰주며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현이가 남자와 가출한 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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