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8장 한번 만나야지

임정우는 이서아의 입에서 나오는 미안해 와 고마워라는말이 제일 듣기 싫었다. 그 말은 생소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두 사람 사이는 그보다 훨씬 가까운 사이인데 말이다. 임정우의 표정이 조금 굳었지만 이서아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이서아가 생강차를 다 마실 때까지 기다리고 빈 잔을 받아서 들어 주방 식기세척기에 넣었다. 임정우는 아무래도 한수호를 한번 만나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 다음날 이서아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점심시간이었다. 이서아는 손을 뻗어 침대 옆의 가습기를 껐다. 가습기 안에 숙면에 도움이 되는 오일이 있었다. 어제저녁에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안 와서 가습기를 열었는데 그 덕에 점심까지 숙면했다. 이서아가 머리를 정리하고 거실로 내려오자 이미 일을 마치고 돌아온 김지영이 거실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서아가 내려오는 걸 보고 김지영은 소파에서 일어나 이서아에게 안부 인사를 했다. “아가씨,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 어제 정말 수고했어요.” 이서아는 잔을 두 개 꺼내 물을 받아서 김지영에게 건네며 물었다. “어때요?” 김지영은 잔을 받아들며 말했다. “수확이 없어요.” 그러자 이서아가 눈썹을 찌푸리며 앉으라는 손짓을 하고 계속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죠?” 김지영이 사건의 자초지종을 이서아에게 설명했다. “지강철씨랑 휴가온 커플인 척 호텔 카운터로 갔는데 직원이 어떻게 이 호텔을 찾았는지 물었어요. 인터넷 홍보도 한 적이 없고 주위에 유명한 리조트가 많은데 왜 여기로 온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즉흥적인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알아보지 않고 그냥 보이는 대로 들어왔다고 했어요. 그리고 만약 빈방이 없으면 다른 곳 물어보겠다고 했어요.” 그러자 이서아가 웃으며 말했다. “잘했어요. 그래서요?” “카운터 직원분이 전화로 물어보더니 그쪽에서 괜찮다는 답변을 받고 룸을 내줬어요.” “아마 거절하면 더 의심할까 봐 불필요한 사건을 줄이기 위해 동의했을 거예요.” 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