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2장 술에 취해 그만 원수와 하룻밤을 보내버렸다
한수호는 네이비색의 흔히 볼 수 있는 단추가 달린 잠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단추가 살짝 열린 것에 더해 옆으로 누운 바람에 옷이 아래로 내려가 쇄골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그의 쇄골에는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누가 물었는지는 물어볼 것도 없었다.
이서아는 심지어 그를 물었을 때 어떤 자세였는지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
어딘가 복잡미묘해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본 한수호는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 안 나?”
“... 나 건망증 아니에요.”
이서아는 시선을 거두고 몸을 일으키기 위해 힘을 주었다.
하지만 일어나려는 찰나 허리와 다리에 찌릿하고 통증이 일었다.
무거운 짐을 어깨에 인 채 등산했을 때보다 더 심한 근육통이 찾아와 그녀는 저도 모르게 숨을 헙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한수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의 허리를 받쳐주며 조심스럽게 앉혔다. 그러고는 베개를 그녀의 등허리에 가져다 놓으며 물었다.
“이제 좀 괜찮아?”
무척이나 다정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서아는 몸이 불편해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누가 보면 한 번도 여자랑 자 본 적 없는 사람인 줄 알겠어요.”
그만큼 한수호는 어젯밤 정말 본능에 미친 사람처럼 그녀를 괴롭혔다.
한수호는 그녀의 말에 피식 웃었다.
마음 같아서는 뭐라 농담이라도 뱉고 싶었는데 그러면 화가 난 그녀가 허리 아픈 줄 모르고 달려들까 봐 꾹 참았다.
“네가 입고 온 옷은 도우미 아주머니한테 맡겼어. 하은영한테 새 옷 좀 사서 오라고 했으니까 아마 조금 있으면 도착할 거야. 세안 도구들은 욕실에 있어. 간단하게 씻고 내려가서 밥 먹어.”
한수호가 그녀의 허리를 마사지해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시종이라도 된 듯 순종적인 그의 행동에 이서아도 별다른 툴툴거림 없이 가만히 있었다.
마사지를 받으며 시선을 돌려 주위를 바라본 그녀는 그제야 지금 침대 위에 있는 시트가 처음 이곳으로 들어왔을 때 봤던 시트가 아닌 것을 깨달았다.
어젯밤 그 시트는 이미 흠뻑 젖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