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왜 말을 그렇게...” 홍서윤이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성주원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듯 붙잡고 앞으로 나섰다. 그의 넓은 어깨가 완전히 그녀를 가려버렸다. 성주원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레오를 무심하게 내려다보며 낮게 말했다. “며칠 동안 푸세니를 대관한 사람이 설마 그쪽이에요?” ‘대관했다니?’ 그 말에 레오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사실 그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두 명의 ‘거지’ 같은 놈들 앞에서 체면을 구길 수 없었기에 목을 뻣뻣이 세우고는 큰소리쳤다. “알면 꺼지든가요. 안 나가면 내가 사람 불러서 끌어낼 줄 알아요!” 그러다가 홍서윤을 바라보면서 입꼬리를 비틀어 야비하게 웃더니 말을 돌렸다. “그런데... 저 여자를 며칠만 나한테 빌려주면 그쪽들도 들어와 같이 밥 먹게 해줄 수도 있어요.” “하.” 성주원은 코웃음을 치며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렸다. 평온한 표정과 달리 까만 눈동자 속에 싸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그는 마음을 바꿨다. 그 차가운 표정에 기가 죽은 레오는 눈앞의 남자도 분명 홍서윤처럼 가진 것 없는 놈일 텐데 왜 자신이 그의 시선을 마주할 수가 없는지 의아해했다. 성주원은 겉보기에는 온화하고 담담한데 묘하게 날카롭고, 마치 그에게서 윗사람의 압박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레오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분명 착각일 거야.’ 그런데 성주원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레오는 다시 기세등등하게 푸세니의 사장을 불러오라고 소리쳤다. 그는 예전에 한 번 푸세니 사장 문재혁과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비록 그의 집안에서 애걸복걸해 간신히 모셔 온 자리였지만 같은 식탁에 앉은 건 사실이니까. 레오는 분명 문재혁이 자신을 기억하고 든든하게 뒤를 봐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종업원은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성주원을 힐끗 보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야!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너희 사장님 불러오라니까! 아니면 내가 한마디해서 널 자를 수가 있어!” 레오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