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성주원은 술자리를 마치자마자 곧장 홍서윤을 찾아갔다.
그녀는 병상에 반쯤 기대 앉아 침대 위 작은 책상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인기척에 그녀는 고개를 들어 성주원이 들어오는 걸 보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절로 기쁨이 피어올랐다.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성주원은 홍서윤의 옆에 앉더니 화면에 뜬 프로젝트 자료를 보곤 말없이 노트북을 닫았다.
“일 처리는 조금 미뤄도 돼요. 아니면 혹시 일부러 보험금을 타려고 무리하는 거예요?”
그 특유의 직설적인 말투에 홍서윤은 가끔 말문이 막힐 때가 있었다.
그녀는 노트북을 빼앗기는 걸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사실 속으론 살짝 불편했다. 게다가 지금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간호사들이 퇴근해 혼자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홍서윤의 얼굴에 비친 난처한 기색을 읽어낸 성주원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있잖아요.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해요.”
홍서윤은 처음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고 했지만 생리적 반응을 계속 참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얼굴이 점점 붉어지더니 마침내 고백했다.
“화장실 가고 싶어요.”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성주원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장난스레 눈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내 이불을 젖히고 홍서윤을 안아 올렸다.
“내가 데려다줄게요.”
몸이 들리는 순간, 홍서윤은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성주원은 그녀를 안은 채 화장실로 향했고 다시 내려놓는 순간, 홍서윤은 부러진 다리를 반사적으로 들었다가 균형을 잃고 그의 팔을 꽉 붙잡았다. 힘줄이 드러난 그의 팔이 그녀를 단단히 지탱해주었다.
“내가 옆에 있어줄까요?”
성주원은 여유 있게 농담을 던졌다.
홍서윤은 금세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황급히 그의 손을 놓으며 세면대를 붙잡았다.
“나가 주세요.”
성주원은 더 말하지 않고 그녀를 앉혀놓은 뒤 나가서 문을 닫았다.
하지만 병실 문이 닫힌 지 얼마 되지 않아 안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주원은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샤워기에서 물줄기가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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