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홍서윤은 단 한 통의 전화도 걸어오지 않았다. 성주원은 그런 그녀 앞에서 늘 속수무책이었다.
“양 실장!”
그의 부름에 양성진이 들어왔다.
양성진의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었는데 꼬박 반 달 가까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얼굴이었다. 다만 그런 생활이 이미 익숙해져 웬만한 피로에는 무뎌진 듯 보였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성주원의 목소리가 곧장 날아왔다.
“서윤 씨한테서 연락 온 거 있어요?”
“홍 팀장에게 직접 연락받은 건 없었습니다. 다만 디자인센터의 임예진 이사님이 몇 번이나 전화하셨는데, 제가 그때 휴대폰을 꺼 두는 바람에 받지 못했고 다시 걸었을 땐 이사님이 전화를 받지 않으시더군요.”
말을 마친 양성진은 이어서 십오 분 뒤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알렸다. 성주원은 휴대폰을 제자리에 두고 일어나서 복도를 걸어 나가면서 지시했다.
“서윤 씨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알아내고 회의가 끝나기 전에 내 책상 위에 올려놔요. 최대한 빨리.”
얼마 지나지 않아 양성진은 조사한 모든 내용을 정리해서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대표님께서 출장 온 이 보름 사이에 이렇게 큰일이 터졌을 줄이야... 임예진 이사님이 전화했던 것도 아마 이 일 때문이었을 텐데.’
회의를 마치고 나온 성주원은 서류를 집어 들고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다음 일정 보고해요.”
양성진이 차례로 일정을 보고하자 성주원은 파일을 덮으며 지시했다.
“불필요한 일정은 전부 취소해요. 그리고 정민규한테 연락해서 일주일 뒤에 중신 그룹으로 오라고 전해요.”
“네.”
양성진은 곧바로 나가 일정을 조율했다. 문이 닫히자마자 그의 표정이 단번에 일그러졌다.
‘대표님의 뜻은 이 보름치 업무를 일주일 안에 전부 끝내겠다는 거잖아...’
...
한편, 홍서윤은 옆에서 정민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일을 마치고 다가오자 그녀는 황급히 정신을 다잡았다.
정민규가 무심하게 말을 꺼냈다.
“밥이나 같이 먹죠.”
홍서윤은 입술을 꾹 다물고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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