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약속할게. 널 디자인 1팀으로 데려오고 서아를 2팀으로 옮기도록 힘 써볼게. 우리 결혼하면 서아랑 일절 연락 끊을 거야.”
“이렇게 하면 만족하겠어?”
나는 마침내 폭발해버렸다.
“야, 배승훈! 저번에 헤어질 때 귀싸대기 처맞은 거로도 정신을 못 차렸니?”
“우리 헤어졌어. 난 이제 너 필요 없고 너랑 결혼할 일도 없어!”
“윤서아 해고된 건 걔가 자초한 일이야.”
배승훈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내가 거절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내가 결혼해준다잖아. 나랑 결혼하고 싶어서 안달일 땐 언제고!”
그는 불확실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눈가에 당황스러움이 살짝 엿보였다.
심지어 손을 들어 내 이마를 만지려 했다.
“너무 신나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지? 이가영, 우리 결혼해. 결혼한다고 이제!”
나는 가차 없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
“아까 분명 내 입장 다 밝혔고 더는 반복하고 싶지 않아. 계속 안 가면 보안팀 부른다!”
나는 뒤돌아서서 경보 버튼을 누르려 했다.
이때 윤서아가 벽 모퉁이에서 뛰쳐나와 경보 버튼을 막아섰다.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 그녀가 눈을 크게 뜨자 핏발이 선 눈동자가 실로 섬뜩했다. 어제는 밤을 꼬박 지새웠나 보다.
“가영이 너 배승훈 좋아하잖아. 이제 기회 준다니까. 너랑 결혼하라고 내가 권유한 거야. 튕기지 말고 얼른 받아줘!”
윤서아의 말투에 이제 약간의 집착까지 묻어났다.
“얼른 승훈이랑 결혼하고 회사에 나 해고하지 말라고 해줘. 안 그러면 네 추잡한 스캔들 다 소문내 버린다!”
그녀는 돌아서서 나를 마구 흔들려 했다.
“승훈이 프러포즈 받아주라니까!”
내가 피하려 하자, 배승훈이 내 앞에 막아섰다.
“추잡한 스캔들이라니? 뭔데 그게?”
나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팽팽하게 긴장된 뒷모습과 불안함이 섞인 목소리까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윤서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승훈이랑 결혼하겠다고 약속하고 더는 내 꺼 뺏지 마.”
나는 아무 대답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경보 버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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