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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싱싱한 채소들을 보던 박재현이 서로를 부축한 채 집 안으로 들어가는 노부부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이렇게 밭 가꾸면서 사는 게 좋으시대. 병원은 불편해하셔.” “그래서 이곳에 모셨어.” “지금 여기에 있는 건 다 저분들이 직접 심고 키우고 한 것들이야.” 그의 대답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잠시 멈칫하던 고성은이 또다시 토끼들에게 당근을 건네자 그들은 간식을 먹겠다고 앞다투어 달려들었다. 삶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생명도 있는 것이다. “살리고 싶어?” 고성은은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박재현에게 물었다. “응. 하지만 난 신이 아니잖아.” 살리고 싶은 마음이야 오죽하겠냐마는 박재현은 잔혹한 현실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의술에도 한계라는 게 있잖아.” “그렇지. 한계...” 고성은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답답하기만 했던 순간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세상에 N 신은 한 명뿐이야. 그런데 N 신이 여기 있다고 해도 아마 달라지는 건 없을 거야.” “한 사람의 힘으로 뭐 얼마나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겠어?” 박재현의 말에는 N 신에 대한 존경이라곤 전혀 없었고 오히려 그를 향한 도발만이 가득했다. 고성은은 그제야 박재현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만약 네가 N 신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그녀의 뜬금없는 질문에도 박재현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난 치료방법 공개할 거야.” “믿을 수 있는 공장이랑 계약해서 약 만들 거고 조건 되는 병원에서 모두 내 치료방법을 쓸 수 있게 할 거야.” “그래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살려낼 거야.” 그 방법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게 될 텐데 그걸 모두 공개해버리겠다는 박재현의 대답에 고성은은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일렁이는 듯했다. 그녀가 알던 박재현은 누구보다 냉철한 사업가였고 이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는데 방금 그가 내뱉은 말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다. 그에게서 처음 인류애라는 걸 보아낸 고성은은 그가 자신이 알던 박재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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