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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고성은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심호흡까지 한 뒤 입을 열었다. “앤디가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되긴 하겠네.” “의료시설이 잘 돼 있지 않은 곳에서는 더 유용하게 쓰이겠어. 병원 하나 세우려면 신경 써야 할 게 이만저만이 아닌데 앤디로도 어느 정도 커버되잖아.” “그런데 데이터베이스가... 아직도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아. 내가 한 번 봐도 돼?” 앤디가 자신의 유전자가 삭제된 것과 마취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은 검사해내지 못했기에 고성은은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보고 싶었다. 하지만 박재현이 대답을 못 하고 망설이자 고성은은 이내 말을 바꾸었다. “곤란하면 안 보여줘도 돼.” “그냥 데이터베이스가 아직 완벽한 건 아닌 것 같아서 물어본 것뿐이야. 아까 진단한 것들은 다 맞았어. 내가 진단해내기 어려운 케이스들 따로 보내줄게.” “그런 케이스들까지 데이터에 추가해놓으면 사람에 따라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잖아.” 앤디는 다음 달 전 세계에 출시하기로 되어있는 모델인데 회사에서 몇 년이나 공을 들여 개발했지만 그럼에도 완벽하진 못했다. 물론 사람들의 만족도가 97%를 넘어가곤 있지만 고성은의 말대로 데이터가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 박재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직접 봐.” 박재현은 재킷 주머니에서 금색 USB를 하나 꺼내주었다. “이게 앤디 데이터베이스인데 배성 의료센터 임원들만 확인할 수 있는 거야.” 그냥 평범한 데이터인 줄 알았는데 배성 의료센터의 기밀이라는 말에 고성은은 순간 부담스러워졌다. “앤디가 완벽하지 않은 건 나도 알아.” “암 같은 건 초기에도 진단해낼 수 있지만 치료방법은 제시하지 못해. 내가 그래서...” 박재현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그래서 N 신이랑 계약하고 싶어 하는 거야.” 앤디는 배성 의료센터의 작품이고 박재현이 그토록 원하는 N 신은 바로 고성은이었다. 고성은이 정체만 밝힌다면 협업하는 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고성은은 아직 그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 “고마워. 자세히 보고 부족한 거 있으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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