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해청 정씨 집안.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다이닝룸에서는 식사가 한창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산해진미들이 줄 늘어져 있었는데 고성은은 옆에 앉은 손은서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차은숙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은서 저희 집에 데려갈까 하는데 어떠세요? 목이 좀 나아지면 따로 집 마련해주려고요.”
“됐어, 뭐 굳이 따로 집을 마련해줘. 우리 집안에 오게 된 것도 인연인데 그냥 딸처럼 보살피지 뭐. 걱정 안 해도 돼.”
차은숙의 말에 정인철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손은서를 바라보았다.
“성은아, 이 아이 목은... 원래부터 이랬던 거야?”
“아니요. 성대 검사 해봤는데 성대에는 문제가 없대요. 그냥 좀... 충격을 받아서 일시적으로 말을 못 하는 것 같아요.”
“그럼 다행이네.”
고성은의 말에 정인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닭 다리를 손은서의 밥그릇 위에 올려주었다.
“아직 이렇게 어리고 예쁜데 이 나이에 말을 못 하는 건 너무 아깝지.”
“은서야, 많이 먹어. 네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너 너무 말랐어.”
정인철의 말에 손은서는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이상한 소리를 내며 손을 바삐 움직였지만 안타깝게도 자리에 앉은 사람들 중에 수어를 아는 이는 없었다.
“뭐라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네. 내일 당장 수어 선생님 불러서 배워둬야겠어.”
차은숙이 조급해하자 정인철이 너털웃음 터뜨리며 답했다.
“고맙다는 말이겠지. 아니면 기분 좋다는 뜻인가?”
그때 접시에 코를 박고 밥을 먹던 정수희가 한마디 했다.
“새우 껍질 발라달래요. 한판 다요.”
“...”
이 깊은 밤에 박재현의 차가 웬일로 정씨 집안 저택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난 박재현이 초인종을 눌렀지만 정씨 집안 집사가 그를 문전박대했다.
“죄송하지만 아가씨들이 다 잠자리에 드셔서요. 열 시가 넘으면 외부인은 들여보내지 말라는 회장님의 지시가 있으셨거든요.”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도 걱정 없이 잠자리에 들었다는 말에 박재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사실 육정호가 임준기의 말을 고성은에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