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은혜? 무슨 은혜요?”
고성은이 마침내 갈라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임준기를 바라봤고 눈에는 의혹과 호기심이 가득했다.
“어떻게 된 일이냐면...”
임준기가 말을 시작하려는 순간 문 쪽에서 인기척이 들려왔고 그는 서둘러 태블릿을 거두고 한쪽으로 물러섰다.
다시 열린 병실 문으로 박재현이 들어와 침대 옆으로 다가가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허리를 숙여 그녀를 이불째로 들어 올렸다.
속수무책인 상태로 몸이 공중에 뜨자 고성은은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
“무슨 짓이야.”
고개를 돌린 그녀는 박재현의 차가운 얼굴과 마주쳤다.
“이거 놔.”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자 팔 쪽의 상처가 당겨져 통증이 심해졌고 저도 모르게 숨을 헐떡이며 비명을 참았다.
박재현은 최대한 상처를 피하며 그녀를 안고선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았다.
“움직이지 마. 상처 벌어지면 다시 꿰매야 하잖아.”
“박재현. 내 말 안 들려? 이거 놓으라고.”
고성은의 목소리는 초조함에 날카로워져 있었다.
박재현은 이를 무시한 채 그녀를 안고 큰 걸음으로 복도를 가로질렀다.
“요양할 곳을 찾았어. 여긴 위험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미움을 산 거야.”
그는 딱 한 마디를 남겼고 이를 들은 고성은은 생각에 잠겼다.
‘설마 크리스 가문에서 찾아왔나?’
‘글로벌 의료 정상 회담이 다음 주라서 들어온 지 꽤 됐을 텐데...’
‘어제 납치한 것도 크리스 쪽 사람인가?’
‘말도 안 돼. 그 변태가 크리스 쪽 사람일 리가 없지. 크리스 가문에서 움직였다면 이렇게 허술하지는 않을 거야.’
‘설마 박재현이 N신의 신분을 알게 된 건가?’
고성은은 벗어나려고 그의 품에서 발버둥 쳤지만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박재현은 그녀를 안고 성큼성큼 병원 옥상의 헬기장으로 향했다.
임준기는 이미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15분 후.
박재현은 고성은을 안고 헬기에 올라탔고 그녀를 좌석에 앉히고선 몸을 굽혀 안전벨트를 매줬다.
고성은은 여전히 그를 욕하며 밀어내려 애썼다. 그러나 박재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안전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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