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박재현은 더 이상 강씨 가문에게 어떤 것도 제공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이 일이 정말로 강세린의 어머니와 관련이 있다면 강세린은 물론 재정 그룹과의 관계를 끊을 준비도 되었다.
임준기가 진지하게 답했다.
“알겠습니다.”
현재 주영자는 육정호의 손에 있었고 그 역시 이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를 잃은 원수는 결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갚을 수 없었다.
이때 진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육정호의 방문을 알렸다.
박재현의 눈빛을 읽은 진 비서는 곧장 육정호를 안내했고 임준기는 눈치껏 밖으로 나갔다.
통유리창 앞에 서서 몸을 돌린 박재현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육 대표님이 친히 찾아왔을까? 참 신기하네요.”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고 기쁨이나 화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정상 회담이 코앞이라 많이 바쁠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박재현과 말싸움할 생각이 없었던 육정호는 앞으로 나아가며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응시했다.
“성은이 많이 다쳤어요? 어디로 빼돌렸어요?”
더없이 단호한 그 말을 듣자 박재현은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제 아내는 제가 잘 돌볼 겁니다. 육 대표님의 걱정은 사양할게요.”
그는 의도적으로 ‘제 아내’라는 말을 강조했다. 비록 이혼했지만 다른 남자가 자기 여자에게 손대는 것을 허용할 수 없었다.
육정호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고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었다.
“생각보다 많이 뻔뻔하시네요? 체면이라는 게 없나 봐요?”
그 목소리는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박 대표님은 이미 성은이와 이혼했잖아요. 남자라면 쿨하게 놔주는 게 예의 아닙니까?”
“가지기는 싫고 버리기는 아깝다 이거예요? 참 역겹네요.”
박재현은 여유롭게 셔츠 단추를 만지작거리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역겹다뇨? 남의 아내를 탐하는 위선자들보다는 훨씬 낫죠. 전 성은이를 평생 옆에 묶어둘 수도 있어요.”
박재현은 다른 사람이 그의 아내를 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절대 그들에게 빼앗기지 않을 방법도 있었다.
“비열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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