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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심씨 가문 세 형제의 말과 행동에 심지유는 속이 울렁거렸다. “난 이미 말했잖아요. 더는 심씨 가문의 딸도, 유선우의 아내도 되고 싶지 않아요. 이제 난 그냥 나 자신으로 살고 싶어요. 지금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난 그쪽들을 보기만 해도 역겨워요.” 그 말에 몇 사람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고 상처받은 기색이 드러났다. “지유야, 우리가 정말 잘못했어. 다 심민주 때문이야. 우리가 걔한테 휘둘려서 그런 거야.” 심지유는 콧방귀를 뀌며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여기는 심민주가 선물 상자에 넣었던 독사한테 물렸었는데 그쪽들이 치료해 주길 거부해서 내가 거의 죽을 뻔했었어요. 그때의 독 때문에 아직도 신경통이 남아 있어요.” 그녀는 고개를 큰오빠 심민혁 쪽으로 돌리고 등을 가리키며 또박또박 말했다. “그리고 내 등은요, 심민주가 꾸며낸 모함 때문에 채찍을 백 번이나 맞았어요. 지금도 그 자국이 남아 있고 아무리 치료해도 없어지지 않아요.” 심지유는 이번에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께를 가리켰다. “유선우, 네가 직접 차로 나를 쳐서 내 갈비뼈 세 대가 부러졌었어. 지금도 비 오는 날이면 여기가 욱신거려.” 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다시 손목을 들어 올렸다. “여기 있는 상처들은 다 그쪽들이 만든 거예요. 날 절벽에 묶어놓아서 밧줄이 살을 파고들면서 생긴 자국들이에요” 심지유의 몸에 크고 작은 흉터가 가득했는데 전부 그들 때문에 새겨진 상처였다. “나도 잊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 흉터들이, 내 몸이 기억하는 고통이, 절대 잊지 말라고 계속 속삭여요.” 그녀는 더 말하려 했지만 유선우는 더 이상 들을 용기가 없었다. 그는 심장이 죄어오르듯 숨이 막혀 침을 삼켰다. 그가 미리 준비해 온 모든 말이 심지유의 상처 자국 앞에서 무력해졌다. 그러다가 그는 간신히 한마디 내뱉었다. “미안해... 나 정말 몰랐어. 나도 속았던 거야...” 그 말에 심지유의 눈빛이 한층 더 싸늘해졌다. “몰랐다고? 넌 아직도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네. 심민주가 나쁜 건 맞아. 하지만 그쪽들도 결코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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