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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한서영은 주차장에서 엄예진의 차를 찾았다. 조수석 문을 열고 몸을 숙였을 때 뒷좌석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이 스치듯 보였다. 예의상 굳이 확인하지 않고, 소개를 기다렸다.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지만 옆자리의 엄예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뒷좌석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잘 쉬었어, 서영아?” 한서영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룸미러 너머로 보인 얼굴은 너무도 익숙했다. 주석현이었다. 하루 못 본 사이였지만 그는 많이 피곤해 보였다. 오래 쉬지 못한 사람처럼. 그런데 그녀를 보는 눈빛은 오히려 또렷하고 단단했다. 한순간에 여러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몰랐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 안은 이렇게 조용해졌다. 1분쯤 지나서야 엄예진이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고 급히 몸을 돌려 한서영을 한 번 보더니 얼른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서영아, 이쪽은 네 동기, 주석현. 기억 안 나?” “석현이가 막 골든베이에 도착하자마자 전화해서 같이 보자고 했어. 너희가 동기니까 함께 밥 먹자고 했지. 괜찮지?” 한서영은 마음으로는 개의치 못했다. 그러나 둘의 일을 전혀 모르는 엄예진 앞에서는 침착해야 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어 보이며 답했다. “예진 언니가 정하시면 돼요. 전 시차를 아직 못 맞춰서 좀 어지러워요.” 엄예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뒷좌석의 주석현에게 말을 건넸다. “석현아, 너는 괜찮아? 먼저 들어가서 쉬고 조금 있다가 모일까?” 주석현은 벌써 서른 시간이 넘도록 눈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괜찮아요.” “그럼 먼저 밥부터 먹자. 레스토랑은 예약해 놨어. 너희 둘, 학교 다닐 때는 거의 안 어울렸잖아? 졸업하고도 이렇게 골든베이에서 우연히 만나네.” 우연일까? 한서영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등 뒤에서 자신을 향한 뜨거운 시선을 또렷이 느꼈다. 그녀는 알았다. 주석현이 여기 온 이상,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는 걸. 주씨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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