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화
하예원이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어느새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민지영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무의식적으로 아래를 바라보았다.
무대 아래 어딘가를 본 민지영은 눈에 빛이 반짝이더니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워낙 평소 자존심도 강하고 도도한 민지영인지라 임문형 같은 남자가 술을 따르라고 해도 그녀는 냉정하게 거절했다.
돈과 신분으로는 민지영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게다가 확실히 돈에 굴복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돈을 들고 잘난 척하는 재벌 집 아들들을 경멸했다.
재벌 집 아들들은 하나같이 술과 여자에 빠져 가문의 권력을 이용해 밖에서 마음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술주정뱅이 같은 쓸모없는 존재들일 뿐이었다.
겉으로는 민지영을 좋아한다고, 재능을 감상한다고 하지만 그저 그녀의 미모에 눈이 멀었을 뿐 진지하게 피아노를 듣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
하지만 재벌 집 아들 중 오직 최도경만이 민지영에게 다른 느낌을 주었다.
최도경이 이곳에 온 첫날부터 민지영은 이 남자를 눈여겨보았다.
눈여겨본 이유는 사실 매우 간단했다. 너무 잘생긴 얼굴, 기품이 있는 모습, 온몸으로 아우라를 내뿜는 것만 봐도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재벌 집 남자들이 어떤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 민지영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민지영의 미모에 홀린 눈빛, 존경하는 눈빛, 그리고 단순히 감상하는 눈빛...
하지만 최도경이 민지영을 바라보는 눈빛은 다른 남자들과 달랐다.
깊고 진지했으며 집중할 때면 마치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다처럼 위험해 보이면서도 치명적인 매력을 풍겼다.
최도경에게는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최도경을 볼 때마다 심장이 제멋대로 쿵쾅쿵쾅 뛰었다.
조금 전 민지영이 옷을 갈아입을 때 동료들이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
“지영 씨, 오늘 정말 운이 좋았네? 최 대표가 곁을 지킨다면 앞으로 누가 함부로 건드리겠어?”
“맞아. 소문이 가게에 다 퍼졌어. 지금 지영 씨가 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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