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화
아무리 한밤중에 급히 불려 나갔다고 해도 몇 시가 되든 최도경은 꼭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린 게 무색하게도 하예원은 최도경에게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밖의 비는 점점 더 거세졌고 시야 확보도 점점 더 어려워졌다.
이런 날씨에 운전하는 건 분명 위험한 일이었다.
하예원은 최도경에게 전화를 걸까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빗길 운전 중에 그가 자칫 방심하여 사고가 날까 염려되어 결국 전화를 걸지 않기로 했다.
잠이 올 리 없는 하예원은 책을 다시 집어 들어 읽기 시작했다.
다만 눈으로는 글자를 따라 읽고 있어도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하예원은 십여 분이 지나도록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했다.
그렇게 또 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하예원은 휴대폰을 들고 여러 앱을 무의미하게 들락거리며 도무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미 새벽 두 시가 넘었지만 최도경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최도경은 가끔 새벽에 나가는 일은 있어도 이렇게 늦도록 돌아오지 않은 적은 극히 드물었다.
하예원은 한참을 망설인 끝에 결국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뚜...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신호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휴대폰을 꼭 쥔 하예원은 이유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러다 갑자기 차디찬 안내음이 들려왔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하예원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분명 전화를 끊은 것이었다.
하예원은 최도경이 중요한 일을 처리 중이거나 곧 집에 도착할 거라 생각하며 다시 걸지 않았다.
하지만 또 한 시간이 지나도 최도경은 돌아오지 않았고 돌아오는 문자도 전화도 없었다. 참다못한 하예원은 결국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신호음조차 없이 곧바로 매정한 안내음이 들려왔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삐 소리 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하예원은 몇 번이나 다시 시도했지만 여전히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소리만 들려왔다.
비 내리는 밤은 영영 끝날 것 같지 않은 기세로 하예원을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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