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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최도경은 원래 차가운 남자였다. 평소 과묵하고 감정 표현을 잘 안 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매일같이 병실을 찾아 그녀를 살뜰히 챙겼고 때로는 그녀가 좋아하는 간식을 사 오기도 했다. 다만 묘하게도 무언가 달라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들이 계약서를 작성했을 때만 해도 최도경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하예원은 문득 며칠 전 그들이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문득 그녀가 무심코 꺼낸 과거의 이야기가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어떤 불편한 기억을 건드린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최도경은 정갈하게 포장된 고급 디저트 상자를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 디저트는 하예원이 그의 퇴근 시간이 임박했을 무렵, 먹고 싶다고 졸라서 사 온 것이었다. 최근 들어 하예원은 가끔씩 특별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면 그의 퇴근길을 붙잡고 부탁하곤 했다. 그녀가 먹고 싶다고 조르는 것들은 대부분 그의 퇴근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비교적 간편하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기에 최도경은 군말 없이 사다 주곤 했다. “도경아.” 맑고 청아한 여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정적을 깼다. 윤희설은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으로 최도경을 바라보았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윤수아의 도움을 받아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오던 길에 우연히 최도경과 마주친 것이었다. 그녀는 최도경이 자신을 보러 온 줄 알고 매우 기뻐했다. 최도경은 그녀가 입원한 직후 며칠 동안만 병원에 왔었고 그 후로는 오지 않았다. 윤희설의 기대에 찬 시선이 최도경의 손에 들린 예쁘게 포장된 디저트 상자를 향했다. “도경아, 손에 든 디저트는... 나 주는 거야?” 최도경의 사회적 지위와 준수한 외모는 모든 여성들이 선망하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의 성격은 다소 무미건조하고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평소 과묵한 그는 유머 감각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어서 돈도 없고 잘생긴 얼굴도 없다면 그를 좋아할 여자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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