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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윤희설 씨 말씀이 맞아요. 모든 건 아내인 제 불찰이에요.” 하예원은 별다른 변명 없이 담담하게 잘못을 인정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는 더 신경 쓸게요. 이런 일은 다시 없을 거예요.” 하예원은 고개를 돌려 최도경을 바라봤다. “자기야, 미안해. 그동안 내가 너무 소홀했어. 앞으로는 안 그럴게.” 윤희설의 표정이 굳어버렸고 도시락 가방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쫙 들어갔다. 그리고 최도경이 젓가락을 쥐고 있는 걸 본 순간, 윤희설의 표정이 더 싸늘하게 변했다. 윤희설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최도경은 지금쯤 식사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윤희설은 하예원이 가져온 도시락 안의 반찬들을 힐끗 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하예원을 쳐다봤다. “도경은 지금 위장병이 도져서 자극적인 음식을 좀 피해야 해요. 하예원 씨가 가져오신 반찬 중에는 위장에 별로 좋지 않은 게 좀 있네요. 오늘 점심은 도경이 제 도시락을 먹는 게 좋지 않을까요?” 윤희설은 다시 부드럽게 웃으며 조심스럽게 도시락을 열었다. 순간, 향긋한 반찬 향이 사무실에 가득 퍼졌다. 도시락 안의 반찬들은 비주얼부터 정성이 가득했는데 누가 봐도 꽤나 공을 들인 티가 났다. 하예원은 예전에 직접 최도경에게 밥을 해줬던 적이 있기에 남편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윤희설이 준비해 온 반찬들은 전부 최도경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최도경의 위장병이 도졌다는 걸 알고 만든 듯한 이 반찬들은 하예원의 반찬보다 훨씬 건강식이고 맛과 비주얼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예원은 손이 다친 상태였다. 심하진 않지만 물에 자꾸 닿으면 회복이 더뎌질 수 있어서 이번 도시락은 임 아주머니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임 아주머니 요리 실력도 괜찮았지만 하예원보다는 한 수 아래였고 무엇보다 최도경이 위장병이 도졌다는 걸 모르고 조리했기에 자극적인 반찬이 두 개나 들어 있었다. 반면, 윤희설은 자극적인 걸 정확히 피해서 요리해 왔다. 선명한 비교가 눈앞에 펼쳐지자 하예원은 딱히 반박할 명분조차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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