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천동욱은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십여 시간의 응급 처치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숨을 거두었다.
천우진이 아직 충격을 채 감당하기도 전에 비서가 또 하나의 비보를 전해왔다. 그의 엄마 유하경이 엄청난 충격을 받아 뇌출혈로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비서는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대표님 어머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유언이 있습니다. 임유아 씨는 참 좋은 며느리라면서 대표님이 부디 이 결혼을 되돌리길 바라셨어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우진의 귓가에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그는 마치 얼음 동굴에 빠진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
비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한때 신처럼 오만했던 이 남자의 모습을 지켜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단 하루 만에 천우진은 집안의 몰락을 겪어야 했다.
어머니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사랑하는 아내는 그가 임채아를 택한 순간,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고 떠났다.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임유아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고개를 번쩍 들자 눈앞에는 황량한 절망만이 감돌았다. 이제 남은 건 오직 천우진뿐이었다.
그가 불현듯 자리에서 일어나 비서에게 명령했다.
“차 키 가져와. 집에 돌아가야겠어.”
어머니의 말씀대로 그는 아직 이 결혼을 되돌릴 수 있었다.
모든 걸 다 잃은 건 아니었다. 임유아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생각을 마친 천우진은 차 키를 받아 집으로 질주했고 비서는 병원에 남아 후사를 처리했다.
고가도로 위를 질주하는 마이바흐는 차들 사이를 빠르게 파고들었다. 그는 목숨을 걸고 액셀을 밟아 원래 한 시간이 걸릴 거리를 반 시간으로 단축했다.
저 멀리 불 밝힌 가로등이 보이자 천우진의 팽팽했던 신경이 조금 느슨해졌다.
이 구간만 지나서 조금 더 가면 임유아가 기대에 찬 얼굴로 집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곧 마이바흐가 문 앞에 멈췄다. 그는 차 키를 뽑을 시간조차 아까워 서둘러 문을 열고 외쳤다.
“유아야! 나 왔어! 유아야...”
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천우진은 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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