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장 사촌 언니

배지훈이 뭐라고 했는지 그 여자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고 무의식적으로 사무실 밖을 보더니 눈을 반짝이고는 얼른 와서 문을 열었다. "하연아, 왜 밖에 서 있어? 얼른 들어와." 너무 자연스러운 여주인 행세에 나는 멍해졌고 문현수는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표님이 손님이 있는 것 같으니까 나중에 다시 올게, 먼저 갈게." 나도 다른 사람이 있으면 협력 얘기를 하기 어렵다는 걸 잘 알았기에 조민지한테 문현수를 배웅하라고 했다. 사무실로 들어가서 난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이분은?" "하연아, 나 모르겠어? 네 사촌 언니, 강유나잖아!" 그녀는 불만에 찬 듯 나를 바라보고는 입을 삐죽거리면서 배지훈을 바라보았다. "제가 말했죠, 강하연 이 계집애가 절 못 알아볼 거라고 했죠." 그녀는 여진아와 같이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는데 나는 더 어리둥절해졌다. 하지만 강유나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큰아버지의 막내딸이었는데 아마 오빠 강유민도 있을 것이다. "미안해, 언니, 지난번에 언니를 봤을 때는 초등학교 2, 3학년이었어서 잘 기억 안 났어." "할아버지 장례식 때, 언니가 일 있어서 못 온다고 했잖아, 정말 언니 기억 안 났어." 나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가 강씨 가문을 대표해서 배성 그룹에 협력하러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육교 프로젝트의 이익이 아주 좋고 이름을 날릴 기회가 될 테니 그들이 당연히 놓칠 리가 없었다. 지난번에 큰아버지가 배지훈이 나를 아끼는 걸 보고는 시도해 보려고 한 거였다. 강유나는 뒤돌아 민망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미안해, 그때는 정말 바빴어, 게다가 내가 그냥 너보다 두 살 많은데, 어릴 적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없잖아, 안 그래?" 그녀는 이미 핑계를 생각했고 또 나를 위로하는 말을 한가득 했다. 나는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연기력으로 배우를 하지 않은 게 안쓰러웠다. 여진아가 가식 떠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고 하면 강유나는 완전히 가식의 여왕이었다. 아마 어릴 적부터 사랑받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