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장 철수 아저씨

손연미는 멈칫하고는 바로 해명했다. "의사도 도와줄 수 있죠, 외과가 많이 바쁘잖아요." "말투를 듣자 하니 현지인이 아닌 것 같네요? 여행하러 왔어요 아니면 일 때문에 왔어요?" 그녀가 먼저 나를 떠볼 줄 몰랐지만 나는 그래도 솔직하게 답했다. 어떤 거짓말을 해도 들통날 수 있기에 솔직하게 말해야만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강우현이 제 큰아버지입니다, 배성 그룹이랑 강씨 가문이 협력하게 됐는데, 제 남편이 아마 공사장에서 다친 것 같아요." 그녀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그쪽도 강씨였네요." "혹시 그거..." "아이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청소차가 또 넘어졌다. 이번에는 위에 있던 약병들이 깨졌고 손연미한테 가득 튀었다. 그녀는 바로 표정이 싸늘해지더니 짜증을 냈다. "이렇게 덜렁거리다가 환자분이랑 부딪치면 어떡해요?" "나이 든 사람은 쓰지 말라고 병원에 말했는데, 정말 너무하네요." 그녀는 계속 티슈로 옷을 닦았는데 보아하니 결벽이 있는 것 같았다. 의사 대부분이 그러했다. 손연미는 더는 나를 떠볼 기분이 아니었고 구시렁거리며 사무실로 돌아갔다. 나는 어르신을 도와 물건을 치우려고 몸을 숙였는데 어르신이 나를 막았다. "손 조심하세요." 그는 빗자루로 바닥을 깨끗이 닦고는 내 신발과 바지를 힐끗 보고 아무런 유리 조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야 차를 밀고 떠났다. 그의 행동을 보며 나는 목이 메었다. '진짜 날 관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러겠어?' 오철수는 아주 세심한 사람이었다. 전에 아빠가 오철수가 세심하지 않았으면 회계가 될 수도 없었고 그렇게 큰 회사도 관리할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번에도 조심스럽게 나한테 묻은 플라스틱 종이를 떼어줬었다... 어르신이 청소차를 밀고 가려고 하는데 내가 뒤에서 나지막하게 불렀다. "철수 아저씨..." 밀차를 밀던 그의 손은 멈칫했지만 멈추지는 않고 절뚝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나는 이번에 쫓아가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오철수라고 확신했다. 아마 그 화재 때문에 외모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