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장 첫사랑

배지훈이 그렇게 난리 치자 원래 그와 민여정의 사이를 추측하던 사람들은 거의 민여정이 그의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민 디자이너님이 강하연 씨보다 못생겼는데, 배 대표님이 왜 좋아하는 거죠?] [첫사랑이 외모만 보는 게 아니잖아요, 가끔은 느낌을 보는 거라고요, 느낌이요.] [제가 알아봤는데 민여정 씨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대표님이랑 같이 아르바이트를 했대요, 매일 같이 있었으니 그렇게 정든 거겠죠.] [같은 가족 배경에, 같은 느낌을 받아서 서로 만난 거겠죠.] [이번에 사모님이 제대로 상대를 만났네요, 학력도 높고 서로 감정도 있고, 강하연 씨가 아웃일 것 같네요.] 소문은 아주 빨리 퍼졌고 다들 배지훈이 나 때문에 다쳤다는 걸 까먹은 것 같았다. 심지어 조민지까지 나한테 배지훈이 또 연애하는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어찌 됐든 여진아의 경험이 있었기에 조민지는 나한테 조심하라고 했다. '하지만 뭘 조심해야 해?' 배지훈은 민여정을 자신이 대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여자 친구로 생각하고 있고 나를 자신을 꼬시려는 더러운 여자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 나를 벌레 보듯 피했고 계속 본가에 있었는데 우리 집은 완전히 잊은 듯했다. 배지훈은 또다시 열애하던 시기로 돌아갔고 매일 민여정한테 맛있는 걸 사주었다. 크림 빵, 크루아상, 케이크, 에그타르트... 디저트들을 보며 민여정은 매번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대학교 1학년 때 통통했고 뭉그적거리기까지 했는데 군사훈련을 할 때에는 남자 옷을 입어서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다. 나중에 그녀는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를 했고 더는 그런 고칼로리 음식을 먹지 않았다. 하지만 배지훈은 그것들을 모두 내가 먹기 좋아하는 것이라는 걸 잊었다. 민여정이 먹지 않아도 배지훈은 그녀가 출국하면서 입맛이 바뀐 거라고, 그래서 이렇게 약한 거라며 핑계를 댔다. 하지만 배지훈은 나에 대한 불만이 점점 더 많아졌다. 매번 추가 근무를 하면 배지훈은 민여정을 데리러 오며 나한테 몇 마디씩 했다. "일 좀 그만하지? 너만 일하기 좋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