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장 진실

나는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하지 않았고 구연서는 바로 주제를 돌렸다. "여기 뭐 하러 온 거야? 설마 스폰 받으러 온 거야?" "그건 아니고, 디자인하고 싶어서 왔지." 장이서는 몇 년 전의 육중한 노트북을 꺼내며 말했다. "봐봐, 내가 며칠 전에 신청한 디자인 특허야, 괜찮지?" "너희들이 몰라서 그래, 우리 같은 작은 곳에서 이런 특허를 신청하는 게 로또 당첨되는 것보다 어려워." 장이서의 디자인을 보았는데 갑자기 그녀가 조금 대단한 것 같았다. 디자인 업계를 떠난 지 오래됐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신선했다. 특히나 정말 오래된 노트북을 보자 나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열심히 노력했나 봐, 하늘이 아주 제대로 재능을 주셨어." "아니야, 그렇게 말한다고 될 게 아니야, 날 굶기면 안 되거든." 그녀는 닭발을 뜯으며 디자인을 가리켰다. "배성 그룹에서 다른 성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하면, 이 특허를 무료로 네가 쓰게 해줄게, 하지만 내 삼시세끼 책임져야 해." 그녀의 디자인은 정말 이번 프로젝트와 맞먹는 곳이 많았다. 특히나 신형 재료들은 많이 본 적 없는 것들이었다. 그녀는 자기 고향에 공장들이 꽤 있지만 팔 길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래도 4년간 건축을 배웠는데, 매일 다른 집 기둥만 세워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집사람들 몰래 퇴사했다고 했다. "배성 그룹에서 사람 구해? 내가 디자이너 못하면 잡일도 할 수 있어, 나 복사랑 프린트 엄청 잘해." 그녀의 당당한 모습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장이서는 늘 그렇게 무던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작은 시골에서 자랐고 그곳에 남자애를 더 많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녀는 외동딸이었는데 하필 남자애의 성격이었다. 다만 남자의 소탈함 말고도 꼼꼼함도 겸비했다. 다시 민여정의 얘기가 나왔고 우리 둘이 말이 없자 그녀는 의아해하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 "배지훈 꼬시다가 하연이한테 딱 걸렸네, 너도 같이 현장 잡은 거야?"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입만 뻥긋거리고는 말하지 않았는데 구연서가 오히려 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