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장 아이 지울 거야
어르신도 멈칫했고 민여정도 멈칫했지만 그녀는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강하연, 네가 원한을 많이 사서 그런 거잖아, 다들 널 꼴 보기 싫어한다고."
"무조건 원수가 생긴 거야, 상대가 너 때문에 회사에까지 피해를 줬어, 넌 왜 이렇게 얄미운 거야?"
민여정은 호탕하게 웃었는데 어르신은 낯빛이 싸늘해졌다.
"어떻게 된 거야?"
내가 간단하게 설명하자 낯빛이 더 안 좋아졌다.
"어르신,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 안 해도 아시잖아요."
"디자인 회의가 겨우 한 번 열렸는데, 바로 누군가 제보했어요, 배씨 가문을 잘 관리해야 할 것 같네요."
이 일을 조사하려면 어렵지 않았다. 우리 회사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갓 졸업했기에 배씨 가문과 원한이 없었다.
배성 그룹 디자인팀도 내가 거의 다 알고 있었고 유일하게 원한이 있고 프로젝트가 망하기를 바라는 건 배진호뿐이었다.
배지훈이 아직 병원에 있었고 배윤성은 그의 상대도 안 되었다.
나를 끌어내면, 적어도 내 디자인을 쓰지 않는 게, 배진호한테는 좋은 일이었다.
어르신은 낯빛이 안 좋았다.
"알아보라고 할게."
"하연아, 여기서 기다려."
어르신이 서재로 돌아가자 나는 소파에 앉았다.
나는 어르신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르신이 조사하려면 사실 어렵지 않았다.
맞은편에 있던 민여정은 복수를 했다는 듯 기뻐했다.
"꼴 좋네, 강하연, 너 대단한 거 아니었어? 넌 네 디자인 특허를 쓰잖아!"
"배성 그룹에 폐 끼치지 말고 지금 당장 꺼져."
나는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임신했다고 이러는 건가?'
나도 모르게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전에 남녀 평등을 외쳤었고 여자는 남자한테 기대지 말아야 하고, 출산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심지어 그녀가 전에 가난한 학생들 대표로 발언했을 때도 그렇게 말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거지?'
내 눈빛을 보자 민여정은 경계하며 한 걸음 물러섰다.
"뭐 하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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