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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장 증거

배지훈의 말을 듣자 민여정은 멍해지더니 쓸쓸한 웃음을 지었다. "훈아, 아직도 강하연 믿는 거야?" '왜 날 믿지 말아야 하는데?' '배지훈이 내연녀 만난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내가 그동안 제대로 못 한 일 있어?' '설마 쟤가 바람피웠다고 내가 선도 안 지킬까 봐?' 배지훈은 덤덤하게 그녀를 힐끗 보고는 다시 사람들을 보았다. "다들 자기 생각 말해봐요, 이번 일은 그냥 못 넘어가요." 그가 민여정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에 그녀는 바로 버럭하고는 억울해하면서 테이블을 내리치고 일어섰다. "배 대표님, 강하연 편 들어주고 싶어도 상황을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에 강하연이 표절 문제로 고소당했던 거 몰라요? 다른 사람 특허를 도용해서 조사도 받았잖아요." "아마 다른 사람 디자인을 도용해서 문제가 생긴 걸 거예요." 그녀는 자기 배를 잡고는 억울해했지만 그래도 고집스럽게 머리를 쳐들었다. "배성 그룹의 동료들은 모두 믿어요, 하지만 배성 그룹이 아닌 사람들은요, 돈을 위해서 무슨 짓 할지 어떻게 알아요?" "누군가는 전에 돈 때문에 결혼반지랑 목걸이까지 팔지 않았나?" 나와 구연서가 서로 마주 보았는데 서로의 눈빛에 똑같이 경악함이 있었다. 민여정이 정말 날 끌어내리기 위해 무슨 말이든 했고 심지어는 날 조사까지 한 것 같았다. 신승윤은 참을 수 없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어제 네가 서류랑 발언 원고를 가져가서 일이 생긴 거잖아, 네가 제일 수상해." "뭐라고? 다시 말해봐!" 민여정은 화가 단단히 나서 허리를 곧게 폈고 또 배를 내밀었다. "난 지훈이 아이를 임신했어, 배씨 가문 사람이라고, 내가 왜 그렇게 하겠어?" "누군가 앙심을 품고 일부러 이런 거야!" 그녀가 모두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하자 나는 더는 참지 못했다. "증거 있어? 증거 없으면 너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거야, 감옥에서 아이 낳을 줄 알아." 나는 아무런 감정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너너너"라고만 할 뿐, 증거가 있다는 말은 못 했다. 그녀는 증거가 없지만 나한테는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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