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4화
신세희는 흥분한 나머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언니… 윤희 언니…. 언니 맞죠?”
수화기 너머로 온화한 고윤희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세희 씨, 그냥 이 말 전하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빌려준 돈 2년 좀 지나야 갚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세희는 즉시 눈물을 흘렸다.
“그런 말 하지 마요. 언니….”
방랑 생활을 할 때도 이렇게 울어본 적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아이를 임신하고 지방에서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사는 느낌이 어떤 건지 신세희는 알고 있었다.
그건 지옥 같은 날들이었다.
“나는…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어요.”
고윤희가 오히려 신세희를 위로했다.
“언니… 돌아와요. 내가 언니를 보살필게요.”
고윤희는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잘랐다.
“세희 씨, 난 잘 지내고 있어요. 평화롭고 평범하게….”
고윤희의 말은 사실이었다.
최소한 살 곳은 해결했다.
그녀와 한진수는 고향으로 돌아가 한진수 소유의 시골 땅에서 거처를 마련했다.
주광수가 그들을 놓아준 뒤로 두 사람은 택시를 갈아타며 50만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힘겹게 고향에 도착했다.
한진수의 고향은 산으로 둘러싸인 시골마을이었다.
그들의 집은 산기슭에 위치한 헌 기와집에다 거미줄이 잔뜩 쳐져 있었다.
다행히 집 안에 쓰던 이불이 남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첫날, 고윤희는 이불을 깨끗이 빨아 햇빛에 말렸다. 한진수는 집 안팍을 깨끗이 청소했다.
하루 사이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거처가 마련되었다.
그날 밤, 고윤희는 한진수 어머니 옆을 지켰고 한진수는 산을 올라갔다.
날이 거의 밝을 때쯤, 한진수는 꿩 두 마리를 잡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아침 시장에 가지고 나가 팔아서 10만원 정도를 마련했다.
한진수는 그 돈으로 쌀 20kg와 밀가루, 기름, 야채를 샀다.
그날 그들은 드디어 따뜻한 밥과 채소, 그리고 한진수 어머니가 직접 만든 만두를 먹을 수 있었다.
밥을 먹으며 고윤희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윤희 씨, 친구한테 빌린 돈으로 농기구를 장만할까 하는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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