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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우리 오빠, 세희 씨 바꾸래.” 엄선희가 말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네, 선우 씨. 무슨 일이시죠?” 엄선우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어렵게 입을 열었다. “사모님, 아무한테도 저한테 연락이 왔다는 걸 알리면 안 돼요! 절대 알리면 안 돼요!” 그는 몹시 긴장한 말투였다. 가슴이 철렁한 신세희가 다급히 물었다. “선우 씨, 무슨 일 있어요?” 엄선우는 한참 말이 없다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사모님. 사실… 별일 아니에요. 오늘 좀 심심한데 회사 앞을 지나가다가 선희한테 연락한지 오래된 것 같아서 전화해 봤어요.” 엄선우와 엄선희가 사이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엄선우가 자신을 지극히 믿고 충성한다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엄선우가 그런 말을 했을 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엄선우가 말했다. “사모님, 고소정 그 여자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예요.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 엄선우의 걱정이 괜한 걱정이 아니라는 건 신세희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신세희 본인도 고소정을 엄청 신경 쓰고 있었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고소정이 사람 물어뜯는 개라는 건 알고 있어요. 그 여자뿐이 아니고 그 엄마도 같은 족속이죠.”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리 사람을 잘 무는 개라도 나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라고요!” 그 말을 들은 엄선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사모님, 필요하면 언제든 저 불러요. 제가 사모님 앞길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전부 제거할게요!” “고마워요, 선우 씨.” 신세희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후에 부소경에게 전화해서 엄선우 월급 좀 올려주라고 부탁하려다가 오후에 너무 바빠서 깜빡 잊고 있었다. 그녀는 저녁에 부소경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저녁에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엄선우가 괜히 전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엄선우는 엄청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고 전화했을 수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낯선 남자의 전화는 분명 고소정과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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