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2화
부성웅은 당황한 표정으로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호… 호영이 번호가 없는 번호라고 하는데. 소경아 이게 무슨 일이야? 빨리 호영이를 찾아야 하지 않겠어?”
살면서 단 한순간도 부성웅을 아버지라고 생각한 적 없다.
그는 어머니의 인생을 망쳤고, 동생과 어머니를 생이별하게 만든 사람이다.
어머니를 그에게서 빼앗았고,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랑을 주지 않은 거짓말쟁이다.
그는 부성웅을 싫어한다.
하지만 70이 넘는 나이의 아버지의 당황한 표정은 처음 보았다.
부성웅도 이제 늙었다.
이제 더 이상 F 그룹을 이끌고 가성 섬에 있는 그 청년이 아니다.
가성 섬에 있은 일도 40년 전의 일이 되었다.
지금의 부성웅은 막내아들이 연락이 되지 않아 당황한 채 어쩔 바를 모르는 늙은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부성웅의 모습에 부소경은 마음이 아팠다.
그는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아버지 정신 좀 차리세요! 서부 나라로 가려면 이틀은 걸려야 해요. 그리고 해외에서 어떻게 국내 번호를 사용할 수 있어요?”
부성웅은 바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그렇지.”
부소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에 부성웅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소경아, 나한테 자식이 두 명이나 있어?”
“네!”
“나한테 아들이 두 명이나 있어.”
“호영이는 언제 너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까?”
“너도 빨리 둘째 만들어. 내가 잘 돌봐줄게.”
“세희가 우리 집에 돌아온 지도 이제 1년이 지났어. 왜 아직도 임신 소식이 없는 거야? 병원이라도 다녀오는 건 어때? 내가 예약할까?”
“회사 업무로 바빠서 그래? 그러면 내가 대신 예약해 줄게. 세희만 검사하는 게 아니라 너도 검사해야 해. 너 그동안 힘들게…”
70이 넘는 그의 아버지는 이제 손주 걱정을 하신다.
“아버님!”
얼굴이 빨개진 신세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래 이 아비가 주책이야. 주책이었어.”
부성웅은 바로 입을 꾹 닫았다.
그리고 바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성웅의 인생 헛살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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