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9화
오후 두 시쯤이었다. 고윤희에게서 연락이 오자 신세희는 의아한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
“언니, 요즘 통화가 잦네요?”
고윤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세희 씨, 앞으로는 내가 전화하고 싶을 때 전화할 거예요. 이제 더 이상 구경민을 피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신세희가 말이 없자 고윤희는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어쨌든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일이잖아요. 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을 하는 고윤희의 말투가 처량하고 씁쓸했다. 신세희는 고윤희가 작별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물었다.
“언니, 혹시….”
“필요한 거 없어요. 좋은 소식 알려주려고 전화했어요. 나 일자리 구했어요. 식당에서 설거지하는 일인데 괜찮아요. 일하다가 시간 나서 여기서 쉬면서 전화한 거예요. 그리고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
신세희는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고윤희가 말했다.
“점심에 어떤 손님이 식사를 하시고 갔는데 음식이 많이 남겼더라고요. 내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음식을 싸주시는 거예요. 그거 가져가면 저녁을 해결할 수 있어요. 고기도 있고 생선도 있고 새우도 있더라고요.”
신세희는 순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언니… 이런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고윤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
“세희 씨,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아요. 세희 씨도 예전에 곡현에 있을 때 나보다 더 힘들었잖아요.”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때는 그랬죠.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분유값도 벌고 장애인이 된 오빠를 돌봐야 했으니까요. 매달 오빠한테 들어가는 약값도 만만치 않은데 괜찮은 일자리는 없어서 공사장에서 남자들처럼 시멘트를 나르고 했죠. 그렇게 한달에 겨우 200만원 벌었어요.”
고윤희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난 지금 세희 씨보다 행복한 거잖아요.”
“난 공사장에 나갈 필요도 없고 하루에 반만 일해요. 사장님도 인심이 좋으신 분이라 매번 남은 반찬을 싸주세요. 그리고 날 사랑해 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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