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5화
그런데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양수가 터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신세희의 지시를 들은 엄선우는 바로 다가가서 고윤희를 안아 들고 산부인과로 달려갔다.
서시언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신세희를 부축했다.
“세희 넌 괜찮아?”
“난 괜찮아. 그런데 윤희 언니가….”
신세희는 안타까운 얼굴로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서시언에게 말했다.
“오빠, 구경민 씨한테 전화 좀 해줘. 아직 서울에 있을 거야.”
“알았어, 바로 할게.”
서시언은 곧장 구경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창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던 구경민은 이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시언이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직 예정일이 2주나 남았는데… 벌써 양수가 터졌다고?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았어?”
구경민의 속사포 같은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서시언은 만약 구경민이 앞에 있다면 정신 좀 차리라고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었다.
하지만 구경민도 처음 겪는 상황이라 당황했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그의 말에 반박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다급히 말했다.
“형! 형수님 지금 산부인과로 실려 들어갔어요! 어쨌든 빨리 정리할 거 정리하고 병원으로 와요! 물론 형이 안 와도 서준이도 남성에 있고 차질은 없겠지만요.”
“아… 안 돼! 그건 안 되지! 이런 일을 너희한테 맡길 수는 없어. 내가 남편인데 옆에서 돌봐야지. 곧 갈게. 조금만 기다려! 아니지, 소경이한테 연락해야겠어!”
구경민의 당황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소경이 형이요? 그 형은 왜요? 내가 지금 병원에 있거든요? 소경이 형은 아직 회사에 있어요. 무슨 일로 그러는 거예요?”
서시언이 물었다.
“밀린 업무를 소경이한테 맡겨야겠어.”
구경민이 당연한 듯이 말했다.
서시언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신세희도 이제 7개월을 넘어서는 시점에 부소경에게 구경민이 해야 할 업무까지 맡긴다면 부소경은 하루종일 회사에 붙어 있어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서시언이 말이 없자 구경민이 또 말했다.
“내가 하는 일은 소경이 아니면 맡아줄 사람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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