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2화
심설은 고개를 들어 심지산을 쳐다보았다. “…”
심지산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가득했다.
그는 심설을 딸이라고 인정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심설이 안타까워도 지금 이 순간, 이 곳에서 심설과의 부녀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었다.
3일 전, 심신해의 학교에서 학부모 회의가 열렸었는데 그 사이에 아이들이 ‘나의 아빠’를 제목으로 글쓰기를 하나 했었다.
심신해는 심지산을 엄청나게 칭찬을 했다. 심지산을 엄청 대단하고 엄청 자상한 사람이라고 글을 썼다.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심신해는 글 속에서 몇 번이나 자신이 외동딸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자기가 외동딸이라고, 엄마 아빠가 공주처럼 떠받드는 보물이라고. 게다가 마지막에는 많은 이혼 가정과 재혼 가정의 아이들을 만났었는데 다 불행하게 살고 있었다고 하기까지 했다.
심신해는 온전하고 건강한 원래 가정이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친엄마, 친아빠가 이혼한 적 없는 가정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심신해는 교실에서 대놓고 절대로 쉽게 이혼하지 말라면서 다른 학부모들에게 말하기까지 했다.
심지산은 그런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만약 자기의 엄마 아빠가 재혼이라는 걸 알게 되면 신해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절대로 신해가 이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된다.
신해는 공부도 잘하고, 사랑도 넘치고, 각 방면에 재능을 보이는 우수한 아이였다. 당당한 공주였다.
심지산이 재혼을 했다는 사실은 절대로 공주님이 알게 해서는 안된다.
심지산은 어쩔 수 없이 심설을 불쌍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심설이 심신해보다 나이가 두 살이나 더 많았으니까.
“거지야.” 심지산이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심설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심설의 눈에는 순식간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눈물은 마치 밤하늘에 별들처럼 심설의 눈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고 심설의 시야는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심설의 마음은 점점 더 아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설은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참아냈다.
어린 심설의 마음은 점점 더 견고해졌다. 심설은 꼭 아빠한테서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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