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8화
“......”
그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신세희......”
방안의 반호영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와 지영주가 너의 어려움을 조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참혹할 줄은 몰랐어. 여태까지 내가 세상에서 제일 가엽다고 생각했었어.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에게 버림받았고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몰랐어. 양부모들도 줄곧 날 탐탁지 않아 했었으니까. 내 삶이 제일 엉망이라고 여겼어. 양부모는 날 관심해 주지도 학대하지도 않았어. 기본 생활은 할 수 있게 해주고 형들도 날 아껴줬지만 난 도리어......그리고 양부모가 내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도 나중이 되어서야 알았지.”
반호영은 그의 이야기를 더 이상 이어 나가지 않았다.
그저 소리 내 웃을 뿐이었다. 그 소리에는 석연함이 묻어있었다.
아마도 갑자기 모든 것을 깨달은 것 같았다.
누구한테 복수를 해?
이 세상에서 어느 누가 살면서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있을까?
진정 평탄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반호영, 지영명, 지영주, 부소경, 신세희 모두 그랬다.
모친 하숙민의 일생을 보더라도 파란만장 그 자체, 달기보단 쓸 때가 많은 인생이었다.
그러니 반호영은 누구도 탓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웃음소리는 작고 미세했다. 그는 남성 특유의 두꺼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젠 아무 미련 없으니 날 죽이고 싶다면 죽여.”
지영주는 말이 없었다.
그녀가 예전에 들었던 그의 목소리라곤 위협적인 고함, 혹은 거친 욕설이 다였다.
그러나 이건 반호영의 정상적인 목소리였다. 그녀는 그의 목소리가 이렇게 듣기 좋고 매력적일 수 없었다.
그의 말투에는 쓰라림과 우울함도 섞여 있었다.
이는 지영주가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게 했다.
그녀는 도리어 다리를 절며 문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반호영, 괜찮아?”
말을 마친 지영주는 얼굴까지 붉혔다.
그녀도 자신이 왜 얼굴을 붉혔는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심장도 두근거렸다.
반호영이 냉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언제 날 죽을 거야? 시원하게 한 방으로 보내줘. 그러나 한가지 요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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