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8화
엄선우는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변호사? 무슨 변호사? 설마 너 그 남자를 그렇게…”
“그 사람이랑은 상관없고 제가 빚진 돈이랑 상관이 있었어요.”
엄선우는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염선의는 남자를 기다리는 데 정신을 쏟느라 일을 하지 않고 있었다. 매달 돈은 고정으로 나가고 있을 것이고. 제일 치명적인 문제는 매달 집으로 40만 원씩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일 년 동안 그녀는 수입만 없었던 게 아니라, 4,000만 원의 빚까지 가지게 되었다.
염선의가 3년 동안 진 빚만 해도 8,000만 원이 넘어가고 있었다.
8,000만 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의 엄선우가 아닌, 아직 F그룹의 주식을 받지 못한 과거의 엄선우라고 해도 8,000만 원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염선의에게 그것은 아주 큰 산이었다.
“빚진 돈은 어떻게 됐어?” 엄선우가 물었다.
염선의는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그날 이후로 날마다 마음 졸이며 살았어요. 사실 기한을 넘긴 지 오래거든요. 매일 독촉 전화를 걸어왔지만 무시하고 있었어요.”
“봐요. 이렇게 변호사가 찾아왔잖아요. 방법이 없었어요. 팔 수 있는 물건들을 다 팔았죠. 독학하려고 샀던 컴퓨터도 팔았어요. 살 때는 140만 원이 넘던 물건이 팔 때는 60만 원밖에 안 하더라고요.”
“나중에는… 비록 전 남자 친구의 행방은 몰랐지만, 얼굴에 철판 깔고 어머님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넘어갈 수 없는 고비가 찾아왔다고, 한 번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죠. 저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200만 원을 보내주시더라고요.”
“그 200만 원이 제 모든 자존심을 뺏어간 거나 다름이 없었어요. 그 사람들 눈에는 제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결국 저는 그 200만 원으로 급한 불을 껐어요.”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다시 길고 지루한 취업 준비를 시작했죠. 학력 위조를 두 번이나 한 것 때문에 유명 인사가 되어버렸어요. 아무리 경력이 많아도 절 거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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