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3화
"사촌 오빠요?"
염선의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실소를 터뜨렸다.
이윽고 그녀는 가방 안에서 퇴원할 때 가져온 정밀검진표를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친척들에게 똑같이 들려주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엄마! 저 현성에 있는 공립 병원에 일주일 입원해 있는 동안 의사 선생님께서 정밀검사를 해주셨거든요. 엄마, 공립 병원 검사 결과가 어떤지 알아요? 제 머리 곳곳에 출혈이 있대요! 그리고 온몸 곳곳에 타박상은 물론 지금 퇴원했는데도 멍든 곳이 아주 많아요. 엄마! 사촌 오빠가 발로 걷어차면 내 내장에 무리가 갈 거란 걱정은 들지 않으셨어요? 제가 차여 죽을 걱정은 안 되셨어요?"
엄마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너... 왜 널 그토록 심하게 때린 거야?"
"그때 그 자리에 엄마도 있지 않았나요?"
염선의는 잔뜩 싸늘해진 표정으로 엄마에게 따져 물었다.
엄마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
그순간 염선의도 마음도 똑같이 속상했다. 그녀는 도무지 엄마를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녀도 그녀가 어떤 노력을 하든 엄마는 친척들과 등 돌리지 않을 거란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엄마의 친한 가족들이었기 때문이다.
다들 엄마의 형제자매들이었다. 엄마와 형제자매들 사이의 정은 마치 그녀와 동생처럼 아주 두터웠다.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었다.
염선의는 엄마가 그토록 짙고 흔들림 없는 정을 가졌다는 게 부러웠다.
앞으로 그녀와 동생도 이처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다.
엄마가 친척들과 끈끈한 정을 맺고 있는 것을 보고 염선의는 마음이 놓였다.
어차피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강제로 떼어낸다면 엄마는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손을 놓는 게 맞았다.
그렇게 되면 엄선우의 노력도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엄마, 저 마음 정했어요."
염선의는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시골집은 양도할 수도 없고, 양도해서도 안 되지만 영구거주권이 있잖아요. 요 이틀 안에 현성 호적등기부에 가서 저와 동생, 그리고 아빠 호구까지 이주할게요. 이 집 호구에는 엄마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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