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9화
반호경은 바로 이 혼사를 허락했다. 그러니까 반호영은 이제 임서아의 약혼남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임지강은 반호영을 사위라고 불렀다. 하지만 반호영은 이 호칭을 듣자 당장 뺨이라도 한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필이면 이 셋이 형님의 손님들이라니. 반호영은 화를 가라앉히고 차갑게 조카를 바라보았다.
“명선아, 무슨 일이야.”
반명선은 삼촌을 매우 무서워했기에 덜덜 떨면서 대답을 했다.
“삼... 삼촌 저 학교 갈 시간인데 여기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길래 궁금해서 와봤어요. 저... 저는 이만 학교로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말을 마치고 반명선은 고양이를 피하는 쥐처럼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반호영은 또 허영과 임서아를 바라봤다. 허영은 반호영을 향해 미소 지었다.
“사위...”
“도대체 무슨 일인 거죠?”
그는 온 얼굴이 멍투성이인 임서아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증오하는 눈길로 허영을 바라볼 뿐이었다.
“사위, 그게 말이지. 서아가 말하기를 자네가 부소경 아내와 딸을 다 데려왔다지 뭔가. 서아도 기뻐서 축하해 주러 왔지. 그리고 부소경 옆의 그 여자가 엄청 약았다는 것도 알려주려고 왔어. 쟤 전에 감옥도 갔다 왔고 나쁜 짓 많이 했어. 온 남성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야. 그래서 서아가 저 여자한테 속지 말라고 알려주러 온거고.”
반호영의 말투가 많이 누그러졌다.
“그래요?”
“그렇고 말고.”
말을 마치고 그녀는 신세희와 유리를 가리켰다.
“이 둘이 자네가 잡아온 죄수이긴 하지만 내 원수이기도 하거든. 우리 임씨네 가족이 가성섬까지 도망 온 건 다 저 여자 때문이야. 우리도 자네와 같은 마음이라네. 저 여자를 매우 싫어해.”
반호영은 아무 말 없이 신세희와 유리를 바라봤다. 6살 난 꼬마 아이는 비록 어리지만 전혀 굴복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유리는 두 손으로 엄마를 감싸고 있었는데 엄마를 보호하려는 그 모습이 반호영의 눈에는 가련해 보였다. 그는 갑자기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신세희를 바라보니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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