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특별한 사이
문지원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재개발 아니었으면 대학생이던 문지원은 그렇게 큰돈을 만져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문영호 때문에 빚쟁이들이 찾아왔을 때는 집이 헐값이라 탐내는 이가 없었다.
그때 빚쟁이들이 재개발될 걸 알고 있었다면 그 돈도 그들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다.
여진우는 문지원의 말에 헛웃음을 흘렸다.
“네가 네 아빠보다는 낫네. 돈은 갚고 떠나야 한다는 건 알고 있잖아.”
“...”
여진우가 왜 웃는지 몰랐던 문지원은 그가 지금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도망갈 생각도 하지 못하게 진작 그 집을 뺏지 않은 걸 후회하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
대정 그룹 인수에 박차를 가해야 했던 문지원은 빠르게 자료를 정리하여 레드플래닛 담당자와 약속을 잡았다.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상대가 여원 그룹이었기에 레드플래닛 담당자는 그 약속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여진우와 한 약속대로 문지원은 홀에 있는 창가 쪽 자리를 예약했는데 상업 기밀이 누설되는 걸 막기 위해 사비로 주변 테이블까지 함께 예약했다.
은밀하되 은밀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그게 최선이었다.
레드플래닛 쪽에서 나온 사람은 회사의 대표 이사였는데 50대쯤 돼 보이는 남자는 검은 정장 때문인지 아니면 잔뜩 나온 배 때문인지 딱 봐도 기업 임원 같아 보였다.
그런데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던 남자의 얼굴이 문지원을 보자마자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
아무래도 문지원이 혼자 나온 걸 못마땅해하는 것 같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여원 그룹 기획팀 팀장 문지원이라고 합니다.”
문지원이 먼저 악수를 청하자 봉만덕은 그녀를 힐끔거리며 대충 악수를 받아주었다.
“여원은 주식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 같네요.”
봉만덕이 대놓고 직급이 낮은 문지원을 못마땅해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문지원이 아니었다.
“협상만 잘 된다면 누가 오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팀장님이 여원 그룹을 대변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문지원은 그의 말에 직접적인 답은 하지 않고 그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
“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