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여씨 가문의 사생아
여진우만큼 문지원의 성격을 잘 아는 사람도 없었다.
아버지인 문영호를 원망하면서도 결국에는 마음이 약해질 거라는 걸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문영호가 문지원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족이었다.
그러니 장인어른인 문영호를 라완디아에 그대로 두고 있을 여진우가 아니었다.
게다가 이건 그의 체면이 달린 일이기도 했다.
잔뜩 긴장했던 문지원이 그 말을 듣고 힘없이 손을 놓았다.
그 순간 여진우의 낮은 웃음이 들려왔다.
“이제야 좀 안심돼?”
“네...”
“자, 이제 자. 난 샤워 좀 하고 올게.”
여진우는 욕실로 향하며 무심코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제야 신명준이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여민찬이 안씨 가문과 정략결혼을 추진 중이래. 안세영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섰다더라. 이제는 노골적으로 권력 노리는 티를 내는군.]
여진우는 비웃듯 짧게 코웃음을 쳤다.
‘여민찬이 진짜로 안세영과 결혼할 수 있다면 오히려 잘된 일이지. 내 세상도 좀 조용해질 테고. 문제는 안세영이 그런 결혼을 순순히 받아줄 리가 없다는 거지.’
...
“뭐라고요? 여민찬이랑 결혼하라고요?”
역시나, 안세영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래.”
안세영의 엄마 정희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딸을 곁으로 끌어당겼다.
“너도 알다시피 진우는 몇 년 전 이미 여씨 가문과 연을 끊겠다고 나갔잖니. 최근 여태권 어르신이 진우를 다시 불러들이려 했지만, 진우가 거절했대. 이제 여씨 가문에서 후계자로 거론될 만 만한 건 여민찬뿐이야. 장남이기도 하고.”
안세영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상관없어요! 진우 오빠가 여씨 가문을 잇든 말든, 저는 무조건 진우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
딸이 너무 고집을 부리자, 정희수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철 좀 들어, 세영아. 우리 안씨 가문에 딸은 너 하나뿐이야. 네가 반드시 여씨 가문의 후계자랑 결혼해야 두 가문의 관계도 이어질 수 있는 거야!”
그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었다. 아무리 안씨 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